노브랜드 '가성비', 쉑쉑 '수제버거'로 지난달 오픈 직후 '웨이팅' 할 정도로 인기
노브랜드버거 2호점, 하루 1200명 방문하며 장사진

줄 서서 먹어야 하는 햄버거가 있다. 소문난 자영업 맛집도 아닌 대형 브랜드인데도 말이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와 SPC그룹의 쉐이크쉑이 그곳이다. 지난달 비슷한 시기에 새 매장을 개점한 두 곳 모두 오픈 직후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두 브랜드는 '햄버거'라는 공통점을 가지며 동시에 극명한 차이점도 갖는다. 바로 가격이다. 

신세계푸드가 지난달 19일 홍대앞에 처음 문을 연 노브랜드버거는 회사가 지난해부터 운영해 온 '버거플랜트'의 새 이름이다. 노브랜드는 신세계그룹의 대표적인 가성비 브랜드로 유통가를 대표하는 성공적인 PB(자체브랜드)라 할 수 있다. 800원 물티슈 등 '가성비템'으로 인지도를 확실히 쌓은 노브랜드는 이젠 급기야 '버거' 앞에 이름이 붙으며 '저렴한 햄버거'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가져가게 됐다.

지난 5일 스타필드시티 부천점에 문을 연 2호점도 이슈가 됐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2호점 프리오픈일인 3일과 4일에는 하루 600명 정도 매장을 방문했으며, 정식 개점한 5일에는 1200명 정도가 다녀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스타필드시티 부천점은 푸드코트 타입의 테이크아웃 매장인데 예상보다 4배 정도 많은 고객이 찾아주셨다"고 말했다.

2호점의 인기는 1호점에서부터 가늠해볼 수 있었다. 1호점인 홍대점엔 오픈 첫 날 500명이 다녀갔고, 입소문을 탄 이후 주중 일 평균 1500명, 주말 일 평균 2000명의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노브랜드버거의 특징은 '초저가'에 있다. 일반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의 햄버거 세트(버거 단품+콜라+사이드)가 4000~7000원대인 데 반해, 노브랜드버거는 3000~6000원대로 기존품보다 평균 1000원이 낮다. 버거 단품 가격도 1900원부터 시작한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가에 부는 초저가 바람을 그대로 제품가격에 반영한 것이다. 

6일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간 서울 쉐이크쉑 종각점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박지호 기자
6일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간 서울 쉐이크쉑 종각점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 사진=박지호 기자

반대로 '비싸지만 잘 팔리는' 버거도 있다. 쉐이크쉑이다. 쉐이크쉑은 국내에만 10개 매장을 갖고 있다. 국내에 상륙한 지도 3년이 지났다. 국내에서 유일한 매장이 아님에도 지난달 29일 문을 연 10호점 종각점에는 평일 점심만 되면 햄버거를 먹기 위해 찾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다. 강남점·청담점 등 강남뿐 아니라 동대문두타점 등 강북에도 이미 매장이 있는 쉐이크쉑의 대기줄이 여전히 긴 것이다. SPC는 광화문 쪽의 직장인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한다. 

수제버거를 내세우는 쉐이크쉑에는 세트 메뉴가 없다. 가장 대표적인 버거인 쉑버거는 6900원이다. 가장 저렴한 햄버거도 5400원이다. 여기에 감자튀김과 콜라를 포함해 '세트'를 만들면 1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노브랜드버거와 크게는 두 배 이상 차이난다. 

가격 차이는 크지만 두 브랜드 모두 '줄 서서 먹는 맛집'이 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식당은 결국 브랜드 싸움"이라면서 "스타벅스가 1000호점을 넘기고 나서도 여전히 모든 매장마다 사람이 넘쳐나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사람들은 음식을 소비함과 동시에 브랜드의 이미지도 경험하고 싶어한다. 두 브랜드가 아직까진 이에 유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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