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협력사 계약종료···적자 지속에 인력감축 전망

이미지 = 조현경 디자이너
이미지 = 조현경 디자이너

LG디스플레이가 파주 LCD 생산라인에 투입된 일부 협력업체에 파견 직원 계약을 오는 25일부로 일괄 종료한다. LCD 생산 인력 규모를 줄이는 수순이란 관측이다.

올 4분기에는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구조조정은 지난해 9월 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이후로 1년여만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구조조정이 본사 인력과 협력사를 포함해 광범위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사업장, 특히 대형 LCD 라인이 위치한 파주 지역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 계약 종료건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종료된 계약은 없으며, 일부 협력사가 계약 기간이 끝나 종료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 중소 협력사는 협력업체 계약 종료 통보 시기에 파주 생산라인에 투입할 예정으로 진행하던 채용을 돌연 중단하는 등 인력 조정을 염두에 둔 대응에 나섰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파주 공장 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동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협력사 관계자는 수십명 인력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 때문에 구인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내부 직원들도 전환배치나 희망퇴직 이야기가 오고가며 뒤숭숭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달 중으로 희망퇴직을 공식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희망퇴직 대상 연차, 시기, 위로금 등 확인되지 않은 구체적인 내용이 소문으로 떠돌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회사에 붙어 있어도 해외 공장이 가동 되면서 파주 공장 일감은 제로가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눈치 빠른 과·부장, 임원 중에선 해외지사 파견에 자청해서 나간 사례도 있지만 그것도 더 이상 발령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1년여 전인 지난해 9월 말 LCD 라인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2000여명을 내보냈다. BOE, CSOT 등 중국 패널 제조사들의 LCD 물량 공세로 지난해 1분기엔 6년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

중국 업계의 10세대 공장 가동 이후 LCD 패널 가격은 급락하기 시작해, 올 상반기까지 LG디스플레이의 발목을 잡았다. 이 회사는 올 2분기 368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상반기 누적적자 500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저조한 LCD 사업 의존을 줄이고 OLED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파주 OLED 라인에 투자를 단행했다.

일각에선 LG디스플레이가 OLED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국내 8.5세대 LCD 라인에서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선 올 4분기 중 파주 8.5세대 공장 대형 LCD 패널을 생산하는 P7과 P8 라인 일부 생산능력을 감축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앞서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LCD 패널 분야는 부분적으로 재고조정을 위한 가동률 조정을 해왔는데 설비를 유휴상태로 하루 혹은 이틀간 놔두는 수준이었다"면서 “앞으로도 그 정도 수준에서 LCD 가격하락세에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고민을 하고 있다. 향후 단순한 가동률 조정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라인 운영을 계속 해야 하는지를 포함해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희망퇴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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