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동안 자본확충 마무리 쉽지 않아···제3 인터넷은행 인가 결과 ‘변수’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사진=연합뉴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사진=연합뉴스

자본확충에 대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의 부담감이 보다 커지게 됐다. 주주사들이 ‘한시적 임기연장’이라는 다소 특수한 결정을 내림에 따라 제한된 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번 임기연장을 통해 자본확충이라는 명확한 선결과제가 주어진만큼 심 행장은 향후 4개월 동안 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요 주주사간에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지난 4일 케이뱅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심 행장은 정운기 부행장과 함께 내년 1월 1일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이는 케이뱅크의 최우선 과제인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지난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4775억원으로 경쟁사 카카오뱅크(1조300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BIS총자본비율도 10.62%로 3월말 대비 1.86%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국내 은행들 중 가장 낮은 수치며 금융감독원의 규제비율(10.5%)에 근접한 비율이다. 현재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유예가 적용돼 있어 8.0%까지 허용되지만 이마저도 내년에 종료되기 때문에 자본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자본금 부족으로 인해 대출 영업도 중단된 상태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약 5000억원 규모 이상의 유상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남은 4개월 동안 심 행장이 유상증자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심 행장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KT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통과, 지분율을 34%까지 늘리는 것이지만 KT의 공정거래법 위반(담합) 혐의 때문에 심사가 중단된 상태라 사실상 단기간에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자본확충 계획에 지장을 준 KT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남은 기간 성과와는 무관하게 심 행장의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심 행장은 KT에 30년 이상 몸 담으며 KT비서실장과 KT 시너지경영실장,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 등을 지낸 인물이다.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 주요 주주사들의 추가 출자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권을 강타한 DLF사태로 인해 증자에 신경쓸 여력이 부족하며 NH투자증권도 케이뱅크 경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76억원 소규모 증자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신규 주주사를 유치하는 방안에서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예비 인가를 받고 연말까지 최대 두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본인가할 예정이다.

만약 지난 5월처럼 예비인가에서 컨소시엄이 대거 탈락한다면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이 있는 새로운 기업들이 케이뱅크 경영참여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그때는 해당 기업과 KT와의 경영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고 심 행장의 연임 확률이 한층 더 낮아진다.

한 시장 관계자는 “남은 기간 자본확충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내년 은행장 선임을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며 “자본확충에 앞장서려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 현재 다른 주주사들 입장에서도 새로운 은행장을 내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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