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보다 전장 220㎜가량 더 길어···최대 2.26톤까지 견인
3.6ℓ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 9단 자동변속기 탑재···가격대는 4520만~5522만원

각 완성차업체가 연일 앞다퉈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 SUV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한국GM 쉐보레 역시 팰리세이드보다 큰 '트래버스'를 통해 대형 SUV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아웃도어라이프를 즐기면서도 패밀리카가 필요한 소비자들에겐 한 가지 선택지가 더 늘어난 셈이다.

지난 3일 쉐보레의 대형 SUV ‘트래버스’를 타고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가평휴게소·홍천휴게소·내린천휴게소를 거쳐 강원도 양양 서퍼비치까지 약 177km 거리를 4명의 기자가 구간을 나눠서 시승했다. 시승 전 쉐보레 관계자는 “조용하고 힘 있는 가솔린 대형 SUV에 대한 시장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래버스를 처음 보고 든 생각은 ‘정말 크다’였다. 팰리세이드를 자주 마주한 탓에 어지간한 차를 보고 크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트래버스는 유별나게 컸다. 차량 제원은 ▲전장 5200㎜ ▲전폭 2000㎜ ▲축거(휠베이스) 3073㎜ 수준이다. 팰리세이드와 비교해도 전장 220㎜, 축거 173㎜가량이 더 크다.

단순히 차체만 큰 것이 아니다. 적재 공간 역시 상당하다. 3m가 넘는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다. 1열 뒤 적재 공간은 2780ℓ이고 2열 뒤 적재 공간은 1636ℓ이다. 3열 뒤 적재 공간 역시 651ℓ에 달한다.

뒤에서 바라본 트래버스의 내부 모습. /사진=최창원 기자
뒤에서 바라본 트래버스의 내부. / 사진=최창원 기자

트래버스는 쉐보레의 픽업트럭 콜로라도만큼은 아니지만, 레저 활동에 적당한 힘을 갖고 있다. 트래버스는 트레일러링 시스템을 통해 최대 2.26톤의 적재물을 끌 수 있다.

캠핑과 서핑 등 아웃도어라이프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들을 싣거나 끌고 갈 수 있다. 주말이면 도심 외곽으로 일탈하는 소비자들에겐 안성맞춤인 차량이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트래버스의 레드라인 트림이다. 다른 트림과는 외관상 차이가 있었다. 20인치 블랙 알로이 휠엔 레드라인 시그니처가 적용됐고, 전면부에서는 블랙 엠블럼이 눈에 띄었다.

외관을 살펴본 뒤 차량에 탑승했다. 인테리어는 깔끔하다는 것 외에 큰 특징이 없었다. 다만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이 특정 버튼을 누르면 위로 올라가면서 수납공간이 생긴다는 점은 신선했다.

실내엔 다양한 편의 기능이 적용됐지만,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다.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통풍 시트 등이 적용됐지만 통풍 시트의 경우 체감되지 않았다.

그밖에도 동급에서 유일하게 적용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는 차량 주차 때 도움을 줬다. 이 차에 탑재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는 전용 광각카메라를 통해 최대 300% 향상된 후방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또 뒷좌석 승객 리마인더 기능이 탑재돼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 혹은 분실물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시승을 시작했다. 4명이 나눠 시승을 하다 보니 조수석, 2열, 3열에 앉아볼 기회가 있었다. 3열의 경우 2열에 비해선 공간이 좁았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여유로왔다. 다만 차량 주행 시 울렁거림이 그대로 전해지는 점, 2열 시트의 눕혀지는 각도가 크지 않다는 점은 아쉬웠다.

2열과 3열에 앉아본 뒤 직접 운전을 시작했다. 한 번에 치고나가는 느낌은 부족했다. 갑작스럽게 커진 엔진 소음에 ‘힘이 부족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래버스엔 3.6ℓ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최대 314마력, 최대 토크 36.8kg·m의 동력 성능을 구현한다.

다만 한 번 속도가 붙은 뒤에는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했다. 차량이 다소 울렁거리는 느낌은 운전석에서도 여전했다.

최근 대다수 신형 차량에 적용되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쉐보레 관계자는 “국내에 출시되는 양산 모델의 경우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추후 탑재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트래버스의 3열 공간. /사진=최창원 기자
트래버스 3열 공간. / 사진=최창원 기자

다양한 주행모드를 제공한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트래버스는 2륜, 4륜, 오프로드, 토우-홀(트레일러링)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2륜과 4륜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오프로드 모드는 확실히 체감됐다. 트래버스는 양양에 위치한 진흙과 산길 등 오프로드를 막힘없이 질주했다. 픽업트럭 콜로라도만큼은 아니지만, 차가 대각선 방향으로 비틀림 압력을 받을 때도 의연하게 버텨냈다. 코스가 더 험했다면 어땠을지 기대됐다.

트래버스는 5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트림별 가격은 ▲LT 레더 4520만원 ▲LT 레더 프리미엄 4900만원 ▲RS 5098만원 ▲프리미어 5324만원 ▲레드라인 5522만원이다. 쉐보레 측은 주력 트림으론 LT 레더 프리미엄을 꼽았다.

트래버스의 공인연비는 8.3km/ℓ이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각 구간(30~40km)에 따라 5.9~9.7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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