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 증시 불안도 지속···안정적인 배당 수요 증가하면서 리츠 성장세
롯데그룹·이랜드그룹 등 자산 유동화 필요한 기업들 리츠 문 두드려
“리츠 투자 역시 리스크 존재···리츠 통한 자산 유동화 성공 여부도 뚜껑 열어봐야”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부동산 불패’를 등에 업고 정기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주가나 부동산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 유동화가 급한 기업들도 리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리츠를 활용해 자산 유동화에 성공했고, 이제는 롯데그룹이 리츠 활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리츠 강국에 비해 규모는 아직 작지만,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성장세는 뚜렷하다. 이에 리츠가 무엇이고 왜 주목도가 높아졌는지 살펴보고 ,주요 현안인 롯데리츠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롯데리츠가 올해 10월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 사진=연합뉴스.
롯데리츠가 올해 10월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 사진=연합뉴스.

국내 투자시장에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투자자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최근 증시 불확실성 속에서 정기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고, 기업들은 자산 유동화 측면에서 리츠 문을 두드리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리츠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감돈다.

◇ 미국·일본 등에는 못 미치지만 국내 리츠 자산 증가세 뚜렷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을 말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부동산을 주식 형태로 보유하면서 정기적인 배당을 받는 투자처로 이해할 수 있다. 과거에는 고액 자산가와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비상장 사모형 리츠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상장 리츠도 많이 나오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자료=국토교통부. / 표=시사저널e.
자료=국토교통부. / 표=시사저널e.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국내 공·사모 리츠 229곳의 총 자산 규모는 44조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6조7000억원(198곳)에 비해 19.8% 증가한 것이다. 2년 전인 2017년 7월말 27조3000억원(181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자산 규모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 중에서 상장된 리츠의 총 자산만 놓고 보면 2017년 7월말 3000억원(4곳)에서 올 7월말 1조6000억원(5곳)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규모는 해외 리츠 강국들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수준이다. 특히 누구나 투자가 가능한 상장 리츠 규모를 보면 차이가 크게 난다. 1960년부터 리츠를 도입한 미국은 지난해 말 기준 224개의 리츠가 상장돼 있다. 이들의 시가총액만 1283조원에 이른다. 같은 시기 국내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6000억원에 불과했다. 우리보다 1년 앞서 2000년에 리츠를 도입한 일본은 상장 리츠가 61개로 시가총액은 131조6000억원 수준이다. 호주와 싱가포르 역시 각각 67조원, 136조원의 시가총액 규모를 보이고 있다. 

◇ 저금리 지속 및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에 리츠 투자 관심 ‘UP’

최근 들어 리츠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은 국내외 투자 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부진에 따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 확대를 자극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경제보복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동시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예금이나 적금으로 자산을 불리기에는 금리가 낮고 증시에 적극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커지면서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리츠 투자는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 상장된 리츠에 투자할 때엔 주가 상승 차익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정기적으로 주주들에게 배당 가능이익의 상당 부분(일반적으로 90% 이상)을 배당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어 기대 배당 수익률도 일반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높다. 주가 변동성도 일반 주식에 비해 작은 편이다. 

이 같은 장점 덕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상장 리츠들의 주가 상승 흐름도 가파르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신한알파리츠는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40%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코스피가 이 기간 4% 넘게 하락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달 초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상승세는 눈에 띈다. 지난해 상장해 공모가를 밑돌았던 이리츠코크렙도 올 들어서만 26.6% 올랐다. 

다만 상장 리츠 투자에도 역시 리스크는 존재한다. 증시에 상장돼 있다 보니 증시가 침체될 경우 동조화될 수 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기초자산의 가치가 하락한다거나 임대 수익이 줄어들 경우 기대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더불어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다시 정상화될 경우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 자산 유동화 필요한 기업들도 리츠에 관심···“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투자자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자산운용사들도 리츠에 대해 큰 관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투자가 급한 유통업체들의 자산 유동화 방법으로 리츠가 각광받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건물을 현금화하면서도 매장 운용 안정성은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이랜드그룹은 이리츠코크렙을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점포 유동화에 나섰다. 올 3월에는 홈플러스리츠가 상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최근에는 롯데그룹이 롯데쇼핑의 부동산을 유동화하기 위해 롯데리츠 상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리츠는 이미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롯데리츠는 오는 10월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리츠 수요에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NH농협리츠운용은 도심권역의 서울스퀘어, 강남권역의 삼성물산 서초사옥과 강남N타워, 잠실권역의 잠실SDS타워의 수익증권과 우선주를 매입해 운용하는 공모형 상장 리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서울 태평로빌딩과 제주조선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 리츠를 준비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 유동화가 필요한 기업들이 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는 그만큼 리츠 투자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면서 “다만 올해 초 홈플러스리츠의 좌초와 같은 불안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공모 리츠가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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