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인수전 참여로 애경그룹·KCGI와 3파전
거액 매각금·업황 불황 등으로 SK 등 대기업들은 불참
미래, 현대산업개발과의 유기적 관계·사업 시너지 기대 등에 따라 손 맞잡아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 마감일인 3일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3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 본사. /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대우가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재무적투자자(FI)로서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참여했다. 일각에선 매각대금 부담, 업황 불황 등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참여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신청 마감에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참여를 확정했다. 그밖에도 애경그룹과 한진칼의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 등이 참여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3파전으로 굳혀졌다.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SK와 한화, GS 등은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자금 지원을,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략적투자자로 인수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인수할 수 없기 때문에 재무적투자자로 나선 것”이라며 “현재로선 예비입찰에 불과하다. 앞으로 진행돼 가는 과정을 지켜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미래에셋대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참여를 두고 업계에선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인수자에게 유리한 사업 확장이 되지 못한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미 항공업계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고 최근엔 반일감정으로 일본 여행객이 크게 감소하는 등의 불안 요소가 항공업계의 적자폭을 키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11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매각대금도 문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연초 4090원에서 이날 5540원으로 35.4%나 오르면서 인수비용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단이 공식적으로 아시아나항공과 그 계열사의 통매각을 고수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수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5%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를 매입해야 한다. 

업계에선 미래에셋대우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과거부터 이어진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유기적 관계,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 시너지 효과 기대 등을 이유로 동참한 것으로 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17년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를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인수하는 등 미래에셋대우와 여러 사업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은 2015년부터 호텔신라와 손잡고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항공사 인수에 따른 사업 확대도 예상된다. 

특히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창업자인 박현주 회장도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박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고려대 경영대 선후배 관계 등의 인연을 갖고 있어 쉽게 손을 맞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부족한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자본력을 가진 미래에셋대우가 필요한 상황으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다만 불안한 항공 업황과 부담스러운 인수가격 등으로 대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만큼 이번 입찰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은 금호산업과 매각 주관사가 입찰에 들어온 이들의 적격성 여부를 판단해 숏리스트를 작성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이 과정이 약 4~5일 걸린다. 이후 본격적인 매수자 실사가 진행된다. 실사 결과도 10월 중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본입찰이 실시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면 내년쯤 인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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