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ED 방식 증착장비 개발 착수···"中 시장 공략용"
中 OLED 설비 투자 지속···대형은 2022년 이후 투자 단행 전망

SFA OLED 증착기 / 사진=SFA 홈페이지
SFA OLED 증착기 / 사진=SFA 홈페이지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SFA가 올 연말까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증착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향후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중국 업계가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 W-OLED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또 중국 업계에 중소형 OLED 증착장비를 공급한 경험을 발판 삼아 시장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FA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8세대 대형 OLED용 증착장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이 회사는 올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식화했다. SFA 관계자는 “올해까지 대형 OLED용 증착기 개발을 끝내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에 클린물류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 착수한 대형 OLED용 증착기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준비하는 QD-OLED가 아닌 LG디스플레이의 W-OLED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1월 'CES 2012'에서 55인치 OLED TV를 선보인 바 있지만 2015년 이후 QLED TV 사업에 주력하면서 발을 뺐다. 최근 들어 퀀텀닷을 OLED에 적용하는 QD-OLED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환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FA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대형 OLED 패널 개발에 나설 경우, LG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미 검증된 W-OLED 방식 기술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채택한 W-OLED는 양산성이 검증된 유일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 OLED 시장에 진출한 이후 올해까지 15개 글로벌 TV 세트 업체에 패널을 공급하며 사업 보폭을 넓혀왔다. 또 지난달엔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공장을 준공하고 파주 P10 공장 10.5세대 OLED 라인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광저우 공장을 중심으로 중국 패널 제조사들과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중국 업계 역시 기술 검증을 마친 LG디스플레이의 OLED 공정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특히 SFA는 그간 중소형 OLED용 증착기를 비전옥스 등 중국 업계에 공급한 이력을 토대로 빠르게 시장 판로를 열 것으로 관측했다. SFA가 올해 안으로 대형 증착기 개발을 완료할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야스가 독점한 8세대 이상 대형 증착기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야스는 LG디스플레이가 투자한 유기물 증착장비 업체로, LG디스플레이에 대형 OLED용 증착기를 공급해왔다.

다만 중국 업계의 대형 OLED용 설비 투자가 단행되는 시점은 2021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중국 정부 차원에서 대형 OLED 투자에 대한 로드맵을 공식화한 적이 없는 데다가 아직까지 중국 패널 제조업체는 6세대 중소형 OLED 설비 투자에 분주하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관계자는 “2017년 BOE가 잉크젯프린팅 방식으로 개발을 했으나 이 방식은 아직 기술 난관이 많아 향후 중국이 W-OLED 방식으로 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후년쯤 중국 패널 제조사들도 대형 OLED 패널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LCD 패널 사업 수익성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차세대 TV 패널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LCD 패널 가격 하락세로 인해 수익성이 제조원가 수준으로 떨어지며 중국 패널 제조사들은 지난 7월부터 일부 라인 감산에 돌입하기도 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중앙 정부 차원에서 대형 OLED 투자를 지원한다는 공식적인 계획은 발표된 바 없지만, 지방 정부 차원에선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한다"며 "중국 경제 활성화 정책 차원에서 지방 정부가 경쟁적으로 투자하는 기조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 어느 규모로 개발이 이뤄질지는 정확히 예상하긴 어렵지만 투자는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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