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부장 방북에 쏠리는 ‘북미대화’···개최 여부는 ‘미지수’
한반도
왕이 부장 방북에 쏠리는 ‘북미대화’···개최 여부는 ‘미지수’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03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北中외교장관 회동서 협력 강화 공감대···“비바람 속 같은 배 타고 나가고 있다”
북중수교 70주년 맞아 협력 논의···내달 초 김정은 위원장 방중 이어질지 주목
전문가들 “기존 흐름대로 북중회담···북미대화 선순환 구조 기대하기 어렵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중국 외교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중국 외교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북 중인 가운데, 중국이 북한과 밀착행보를 통해 한반도 정세에 적극 개입하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의 이번 방북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 형식이지만,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10월6일)에 맞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및 정상회담 의제 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담에도 지지부진한 북미 실무협상 개최가 왕이 방중을 계기로 열리게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리 외무상과 회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 측은 지난달 30일 “양국이 당과 최고지도자의 공동인식을 실천하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후속 조치”라고 밝혔다.

◇북중회담, 지지부진한 북미대화 재개 촉구 가능성 주목

3일 중국 외교부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평양에 도착한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했다. 왕 부장은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았다”고 언급하며 지난 6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이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의 전통적 우호와 전략적 신뢰관계를 크게 향상했다”며 “양당, 양국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은 또 “북중 양국이 우호적·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고, 통합 및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정부의 방침이다. 수교 이래 국제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북중은 줄곧 비바람 속에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나아가고 있다”며 “북중 정상의 주요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 협력하고 우호적인 교류를 촉진하며 국제무대에서 긴밀하게 소통·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리 외무상도 왕 부장의 방북이 북중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는 양국 행사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진단하며 “북중 우호와 협력을 확고히 추진하는 것은 당과 국가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 머무르면서 리 외무상에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김 위원장의 5차 방중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앙 부장의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달 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불참한 데 이어 이달 말 유엔 총회에도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리 외무상이 북한의 비핵화 실무협상의 책임자인 만큼 왕 부장과의 이번 만남에서 비핵화 협상의 진척과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한 실질적인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의 면담에 대해 “양측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최신 상황에 대해서도 서로 통보했으며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기여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초청으로 지난 2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초청으로 지난 2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왕이 방북→김정은 방중→북미대화 선순환구조 이어지나

왕이 부장의 방북은 다음 달 1일 신중국 수립 70주년과 같은 달 6일 북중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북중정상회담 의제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일정 조율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양국 수교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왕 부장이 방북 기간 중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김 위원장의 방중 여부와 일정을 협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이 오는 10월1일 건국 70주년 계기 기념행사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시 주석이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을 초청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북미 대화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중 정상 교류에 주목하는 데는 양국 정상이 북미관계의 주요 분기점에 앞서 만나왔던 전례 때문이다. 이에 지난 6·30 판문점 회동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약속했던 북미 실무협상이 개최되고 있지 않는 만큼, 김 위원장이 먼저 방중한 후 북미 실무협상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북중 밀착 구도가 더해지면서 현재 교착 국면에 놓여진 북미 실무협상이 주목된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북미 간 주요 이벤트가 열리기 전마다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났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올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6월 판문점 회동까지 주요 이벤트가 열리기 전마다 만났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의 첫 비공식 방중인 지난 2018년 3월25~28일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처음 방북했고, 2차 방중인 지난 5월7~8일 후 폼페이오 장관의 두 번째 방북이 있었으며 그로부터 한달 후인 6월12일에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바 있다. 또 3차 방중인 6월19~20일 직후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이 있었고, 4차 방중인 올해 1월7~10일 뒤인 2월 말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은 이번 왕 부장의 방북과 정상회담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북미 협상에 본격 관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핵화 협상에 대한 본격적인 관여를 중국도 천명한 만큼, 중국도 북미 대화의 연결고리를 찾는 나름의 중재자 역할을 모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북미 대화 중재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는 물론, 무역분쟁과 홍콩시위 등으로 갈등이 커지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차재원 정치평론가는 “지금까지의 패턴으로는 북중 접촉 후 북중정상회담이 열린 후 북미대화가 이어졌는데, 현재 북미 기류는 막혀있고 무엇보다 미중 관계도 대립 중”이라며 “왕이 부장의 방북이 북미대화를 이끄는 순환구조가 될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차 평론가는 “다만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의 관계를 돌파하기 위해 북한을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예단하기 어렵지만 그동안의 패턴과 달리 중국 측이 좀 더 강하게 중재역할로 나서 북미 대화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왕이 부장 방북으로 북미 협상이 곧바로 이어진다는 기존의 북미 대화 흐름으로 연결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미 기류가 녹록지 않다. 북한이 원하는 만큼 미국이 적극적인 메시지, 전향적인 태도를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실장은 “과거 흐름상으로는 북미 대화가 조만간 열릴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지난 하노이회담 이후 북미 양국의 확연한 입장차가 드러났고, 북한도 안전보장 카드를 꺼내 논의 구조가 예전만큼 녹록지 않다”며 “미국의 전향적인 입장 태도에 따라 북미 협상이 재개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한다원 기자
정책사회부
한다원 기자
hdw@sisajournal-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