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투 왕좌의 게임-끝]④ 증권 빅2의 미래 먹거리···IT에서 충돌
[미래·한투 왕좌의 게임-끝]④ 증권 빅2의 미래 먹거리···IT에서 충돌
  • 이용우 기자(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9.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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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와 카카오 vs 미래와 네이버
한투는 카카오뱅크 통한 시너지 발생···미래는 네이버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맹추격
한국투자증권(왼쪽)과 미래에셋대우 본사. /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금융투자업계의 라이벌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앞으로 맞붙게 될 영역은 ‘디지털’ 부문이 될 전망이다. 영업이익 1위인 한국투자증권과 자본 규모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비슷한 사업에서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통적으로 기업금융(IB)과 부동산 투자, 트레이딩 등은 두 증권사의 실적을 견인했다. 앞으로 두 증권사의 실적 격차는 정보기술(IT) 접목을 두고 펼쳐지는 치열한 경쟁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중이고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맹추격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발 빠른 IT 진출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올 들어 주요 IT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사업 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그중 한국투자증권은 디지털 경쟁에서 미래에셋대우보다 다소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5년 다음카카오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국내 대표 IT 기업과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이후 카카오뱅크는 같은 해 11월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후 2017년 4월 금융위원회의 은행업 본인가 의결을 통해 정식 출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내놓은 주식 계좌는 출시 3개월 만에 90만여 개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6월 내놓은 네이버페이 CMA 계좌가 지난 7월말 기준 1만1000여 개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카카오뱅크를 통해 내놓은 한국투자증권 주식계좌 개설. / 사진=카카오뱅크

이번 성과에 대해 업계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젊은 고객층을 유치하면서 느낀 어려움을 카카오뱅크를 통해 해결하게 됐다고 평가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카카오뱅크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계좌는 2030세대가 82%에 이른다”며 “이렇게 모은 고객을 얼마나 진성 고객으로 만드느냐가 우리의 10년 후 모습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IT업계에 대한 투자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에 초기 출자금 1740억원과 2017년 8월(2900억원), 지난해 3월(1860억원)에 실시된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6500억원가량의 자금을 투자하며 사업 확대를 꾀했다. 

◇추격 나선 미래에셋대우, 네이버와 손잡고 한투 뛰어넘을까

미래에셋대우는 플랫폼 강자인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는 현재 네이버페이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금융플랫폼사업 부문의 전문화를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 부분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기존의 페이 업무 외에도 미래에셋대우의 전지급결제대행(PG) 시장 진출을 위한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양사가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가 내는 협업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파이낸셜 투자유치 구조.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중장기적으로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의 플랫폼을 이용해 다양한 증권 상품을 판매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이 온라인 결제에만 머무르던 서비스를 오프라인에서도 결제와 보험, 대출 등이 가능한 생활금융플랫폼으로 확대할 방침이라 앞으로 카카오뱅크와 종합 금융서비스 플랫폼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통해 선점한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네이버도 뛰어들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파이낸셜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뱅크를 따라잡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지난 2016년 12월 1000억원 규모의 신성장펀드를 조성했다. 2017년 6월에는 서로 5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같은 해 7월엔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에 네이버파이낸셜의 성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핀테크 진출에 다소 늦었지만 이를 통해 경쟁적인 위치를 차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금융 라이센스를 확보하지 못한 약점을 해결해줄 전략적 파트너로서 미래에셋대우를, 미래에셋대우는 한국투자증권의 핀테크 진출을 추격할 수 있는 기회로서 네이버를 얻게 된 것”이라며 “다만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와의 연계 사업이 수익을 올리고 있어 당분간은 우위를 점한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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