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카드 출시 아닌 제휴 형태로 신용카드업 진출 추진
카드업계 “실적 개선 기대” vs “새로운 경쟁자 등장할 수도”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굵직한 핀테크 기업들이 신용카드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굵직한 핀테크 기업들이 신용카드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와 토스 등 굵직한 핀테크 기업들이 신용카드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매출 향상 기대와 함께 경쟁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염려가 뒤따르면서 '기대 반, 걱정 반'의 반응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2020년 초 출시를 목표로 신용카드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제휴 카드사로는 삼성·신한·KB국민·씨티카드 등 네 곳을 선정했다.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얻어 직접 카드를 출시하는 방식보다는 제휴 카드사에 결제망과 금융서비스 관리 등 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맡기면서 카카오뱅크 브랜드를 사용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형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 역시 최근 카드사들과 손잡고 신용카드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토스는 11월까지 ‘토스 신용카드’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당초 카카오뱅크는 기존 카드사들과 마찬가지로 직접 카드를 내놓는 방식의 자체 신용카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신용카드 업황이 불투명하고 사업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 대비 기대 수익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신용카드업 라이선스 취득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신용카드 업황이 여전히 어렵지만 카카오뱅크는 올 2분기 연속 흑자 기록 및 1000만 고객 달성 등 탄탄한 성장 기반을 갖추면서 다시 신용카드업 진출을 고려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용카드업 진출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새로운 시도의 일환으로 내용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최근 1000만 고객을 돌파하면서 신용카드에 대한 수요도 대폭 늘어났다”고 말했다.

토스 관계자 역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제휴 카드 출시를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뱅크와 토스가 신용카드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드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는 모두 1000만명이 넘는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핀테크업계의 ‘대어’로 꼽히는 만큼 카드사는 제휴를 통해 신규 고객 유입 및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대출 총량규제, 과도한 마케팅 및 부가서비스 제한 등 각종 규제로 카드사들은 기존 카드론 이자 수익이나 수수료 수입과 같은 전통적 수익원 외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가 새로운 수익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카카오뱅크와 토스가 추후 제휴로 확보한 고객 기반을 통해 신용카드업에 정식으로 진출할 경우에는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는 제휴 단계의 신용카드업에 진출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하지만 향후 제휴를 통해 확보한 고객을 기반으로 자체 신용카드를 출시한다면 카드사 입장에선 시장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도 있다”며 “이미 카드업계는 과당 경쟁이 심해 금융당국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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