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매각 쉽지 않을 듯···인수 후보 기업들, 유리한 조건 맞춰질 때까지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 有

아시아나항공 A350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50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업계에는 인수전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연내에 매각이 이뤄질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호산업과 크레딧스위스증권은 오는 3일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 절차를 진행한다. 일주일 안에 후보군을 추리고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밟아간다는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시장은 뜨뜻미지근하다.

업계에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연내 매각을 자신했지만, 현재 구조상 기업들이 쉽게 움직이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내년에 움직이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각 절차는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과 크레딧스위스증권이 주도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매각 절차는 금호산업이 주도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팔지 못하면 내년에 채권단에게 주도권이 넘어간다”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구주에 프리미엄을 얹으려 하지 않고 부채 정리 등에 관심을 더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호산업 입장에선 사업을 접는 과정에서 어떻게든 손실을 덜 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는 쪽 입장에선 어떻게든 인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인수 후보들은 좀 더 유리한 조건을 기대하며 연말보단 내년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아직까지 인수 후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만한 시장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분기 아시아나항공은 1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항공업계 업황 자체가 침체 국면이라 기업들이 큰돈을 쓰며 뛰어들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항공사업을 키우려 하거나 혹은 시작하려는 기업에게 둘도 없는 기회임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GS그룹도 정유사업과의 시너지 때문에 계속 후보로 거론된다. 시장 상황이나 조건 등이 바뀔 경우 올해가 가기 전 ‘깜짝 딜’이 나올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각에선 분리 매각 방식을 거론하지만 이에 대해 항공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 항공업계 인사는 “팔기 쉬운 방법은 분리 매각이지만 시너지 효과와 항공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생각하면 통매각 방식이 이상적인 방법인 건 맞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