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불량행동” 발언 겨냥···최 “美, 인내심 시험 말라”
6월30일 판문점 회동 이후 북미 실무협상 2개월 ‘지연’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 사진=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북미 대화의 실무책임자를 내세워 미국과의 대화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31일 담화를 내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불량 행동’을 하는 국가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 “북한을 모독하고, 자극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최근 미국 상층부에서 우리를 걸고 드는 심상치 않은 발언들이 연이어 튀어나오고 있다”며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북조선(북한)의 불량행동이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였다’는 비이성적인 발언을 하여 우리를 또다시 자극하였다”고 언급했다.

최 부상은 이어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되어 있는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하였다”고 했다.

최 부상이 문제 삼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재향군인회 ‘아메리칸 리전’ 행사 연설에서 나왔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불량 행동(rogue behavior)’이 간과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아울러 “미국의 외교수장이 이런 무모한 발언을 한 배경이 매우 궁금하며 무슨 계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것”이라며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거든 미국은 우리를 걸고 드는 발언들로 우리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부상은 지난 28일에도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우리 인내심을 시험말라”고 미국을 비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직후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미 실무진 사이에는 인터뷰와 담화 등을 통해 거친 발언이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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