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올 상반기 매출 2조8652억원·영업이익 873억원 기록
‘초저가 전략’ 온라인쇼핑몰 영향으로 편의점업계 안 좋을 것이라는 우려 씻어
헬로네이처의 새벽배송, 나름의 승부수로 경쟁력 갖춰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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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올 상반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는 등 오프라인유통업계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BGF리테일은 올 상반기 매출 2조8652억원과 8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5%, 5.8% 증가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초저가 전략을 고수하는 온라인쇼핑몰의 영향으로 올해 편의점업계가 이전보다 좋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CU가 실적으로 당당히 씻어낸 것이다. CU는 최근 트렌드를 가장 발빠르게 도입하고 고객에게 최대한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U의 이미지는 다른 편의점과 달리 친숙하다는 점”이라면서 “백종원씨가 미디어에서 주목받고 있을 때 발빠르게 백종원 도시락상품을 내놓은 전략 등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했다.

CU는 소비자들의 생환 전반을 터치한다. CU는 최근 세탁 스타트업 오드리세탁소와 손잡고 이달부터 세탁물 수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CU는 추가 비용 투입 없이 각 매장 안에 설치된 택배 접수 기기인 POST를 이용해 접수와 배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최근 벌인 이벤트를 통해 CU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젊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CU는 이달 중순 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팝업 마켓플레이스 ‘러블리 마켓(준칭 러마)’과 손잡고 ‘러마페이’ 충전 이벤트를 진행했다. 플리팝에서 운영하는 ‘러블리 마켓’은 10~20대 초반 고객들이 선호하는 온라인 브랜드의 상품들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기획된 팝업 마켓플레이스다.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최근 CU가 벌인 광복절 마케팅도 크게 주목받았다. CU는 ‘8·15 광복절’을 맞아 일상에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독립 다시새기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이벤트 응모자 총 1815명에게 대한독립 굿즈를 증정했다.

CU는 현재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이 선점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6월 CU의 투자회사인 BGF가 유상증자(50.1%)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헬로네이처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헬로네이처는 가입자 수 50여 만명을 보유한 식품회사로, 제휴 생산 네트워크만 1000개가 넘는다.

후발주자이고 경쟁업체에 비해 규모도 작지만 헬로네이처의 새벽배송은 나름의 장점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든 제품에 생산 농부의 이름을 붙이고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주문을 받고 나서 수확한 뒤 바로 배송한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키는 유통구조로 물류비용를 최소화시켰다.

재무구조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BGF리테일은 2014년 5월 국내 증시 상장을 앞두고 당시 2대 주주였던 일본 기업 훼미리마트와 맺은 옵션 계약에서 '상장 실패 시 월 1억원의 위약금 규정'이 금융 부채로 계상되면서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영업 실적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부채비율이 2016년에 228.7%까지 치솟았다. 각종 리스크 제거로 올해 BGF리테일의 부채비율은 150%까지 낮아질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상대적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이 둔화된 가운데 정부의 자영업자 권리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 임대차보호법 등 제도적 지원으로 점주에 대한 지원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CU의 새벽배송 전략이 통하면 편의점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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