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후보자 딸 고교생 당시 발간 ‘유학경험책’ 논란···자료제출 문제로 여야 신경전
이 후보자 “국민 눈높이보다 우위 점해, 송구스럽게 생각”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실시된 이정옥 여상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야당은 연세대학교 글로벌인재전형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이 후보자 딸이 고교생 당시 발간한 유학 경험책이 후보자의 번역서와 인맥 등을 이용했고, 이 부분이 입시에 큰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후보자의 딸이 발간한 책 서문에는 2007년 당시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 한 대기업 사장의 추천사 등이 담겼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자의 자녀가 고3 시절 대형 출판사를 통해 출판할 수 있었던 것은 후보자가 출판계를 잘 아는 지인을 연결했고 인도의 전 대통령의 추천사도 후보자와의 인연으로 받을 수 있었다”며 “딸이 엄마 도움으로 스펙을 쌓아 명문대를 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정옥 후보자에 대한 자료 제출도 없고, 증인채택도 안 되고, 후보자 딸 성적증명서도 받지 못했다”며 추가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같은 당 신보라 의원도 “후보자 딸이 고등학생 때 낸 책이 엄마의 스펙인지 딸의 스펙인지를 따져야 한다, 그런데 (출판사와 주고받은) 이메일 수신·발신 내역을 요청하니 주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엄마의 스펙인 게 아닌가”라고 지원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호에 나섰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의혹에 의혹이 덧붙여져서 당사자가 아니라 가족의 고통이 필요 이상”이라며 “상상에 의해 가공되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한 가족 관련 자료가 일찌감치 제출 할 필요성을 잘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청문회는 한 때 정회되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딸의 입시 특혜 의혹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딸의 저서에 칼람 대통령의 추천사와 관련해 그는 “내가 도왔다고 볼 수 있다”며 “국민 일반 눈높이보다 우위를 점했다. 이해가 어려우신 점 충분히 알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이 (딸 저서의) 추천사만 보고 입학을 결정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후보자는 “글자 하나 (딸의 대학) 원서 쓰는 것 도와준 적은 없다”며 “(딸이) 1학년 야간 자습 때 틈틈이 쓴 글을 (출판사에) 드렸고, 출판 기획에 돌입한 것도 2006년 6월의 일”이라고 해명했다.

추가 자료 제출과 관련해서는 “의원님들의 여러 불만을 듣고 깊이 성찰하게 됐다, 제출을 요청받은 610건 자료 중 577건을 포함해 최대한 성실하게 제출하고자 했다”며 “그간 서울·대구를 오가며 살아온 탓에 제대로 정리를 못한 이유도 있었고, 요구받은 자료 중 해외송금 관련 자료는 너무 오래된 내역이라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딸의 입시 자료 제출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 그는 “(학적·성적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자고) 아이를 설득하고 그에 대한 동의를 얻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며 “아이가 (어제) 저녁 늦게야 자료 제출에 동의해 늦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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