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코스피서 외국인 1700억원 팔자 나서···삼성전자만 1600억원 순매도
일본 규제 및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판결 영향

 코스피가 34.38포인트 오른 30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1,967.79를 표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갈등 격화와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등 글로벌 악재에 불안을 느낀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떠나고 있다. 이번주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1700여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8월 들어선 약 2조3000억원이 사라졌다. 특히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세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26~30일)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73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1313억원 팔자에 나섰다.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조31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 한일 관계 악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우려 등으로 팔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월별로 보면 8월 들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2조2927억원으로 올해 들어 지난 5월(-2조4807억원) 다음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팔기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주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1587억원으로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 총 금액의 91.5%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지난 29일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도 영향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오후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더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 우려까지 더해져 이날 861억원 순매도했다. 이 결과 삼성전자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1.69%나 떨어졌다. 

다만 외국인들이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튼튼한 안정적인 종목에는 투자를 이어갔다. 이번주는 카카오(437억원 순매수), 현대차(280억원), 현대오토에버(228억원), 한국항공우주(144억원), SK하이닉스(119억원), 웅진코웨이(108억원), 현대건설(103억원) 등에서 외국인 순매수액이 컸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외국인 순매도(211원)가 이어졌지만 이번주 들어 현대자동차 노사가 8년 만에 파업을 하지 않고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최근 들어 글로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악재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가 강했다”며 “당분간 주가 상승 여력이 부족해 실적 상승이 가능한 업종 등 보수적인 투자가 유리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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