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최대 승차공유 '그랩', 베트남에 6000억원 투자 계획···글로벌 콘텐츠·외식업 기업도 진출 노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동남아시아 승차공유 기업 ‘그랩’이 베트남에 전력 투자한다. 콘텐츠·외식업 스타트업들도 베트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청년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창업이 증가하고, 동시에 IT(정보기술)나 승차공유 등 신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베트남이 투자나 신산업 규제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그랩은 베트남 경제발전에 5억 달러(약 6055억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기술을 통해 베트남에서 더 큰 사회적·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그랩의 목표다. 그랩은 5년간 ‘테크 포 굿(Tech For Good)’이란 이름의 개발 계획을 펼친다. 베트남 빈곤 구제를 위해 전국 63개 도시에서 자영업자를 육성하고, 금융기관과 협업을 맺는다. 승차공유 서비스를 활용한 ‘그랩 버스’ 등으로 환경친화적 데이터 인프라도 구축한다.

또 그랩은 베트남 정부의 2020년 디지털 전문 인력 및 2030년 10개 유니콘 기술 스타트업 육성 전략을 지원한다. 베트남 내 그랩 연구개발(R&D) 인력을 늘리고, 스타트업 양성 프로그램인 ‘그랩벤처스(GrabVentures)’를 통해 창업가를 육성한다.

그랩 측은 “그랩은 이번 투자금을 베트남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그랩의 운송, 음식, 결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 핀테크, 물류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데도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랩뿐만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들도 베트남 시장 투자를 모색 중이다. 넷플릭스도 최근 베트남 시장에 투자할 것이라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국내 스타트업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 속도도 지난해부터 빨라졌다. 특히 공유경제와 외식업 관련 스타트업들의 관심이 많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베트남이 창업친화적이고, 외국인 투자 규제의 벽이 낮은 것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승차공유 등 신산업 시장이 크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국내에서는 배달의민족이 현지 음식 배달 스타트업 ‘비엣나미’를 인수하며 베트남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배달의민족은 2020년까지 3800만 달러(459억원) 규모의 베트남 음식 배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이 국내에서 그동안 쌓아 온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현지화에 나선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에 따르면 2017년까지 베트남 신생 창업 기업 수는 12만6859개로 전년에 비해 15.2%가 늘어났다. 2018~19년에는 13만5000개가 넘는 기업이 새로 생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창업 기업은 주로 음식업이나 핀테크 영역에 치우쳐 있는 상황이다.

그밖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베트남 외국인 투자법과 올해 발표된 사회경제발전 계획에 따라서 해외 스타트업 자금이 많이 몰려드는 환경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베트남 총 인구 중 청년의 비율이 가장 높을 정도로 젊고 역동적인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며 디지털 콘텐츠 분야 또한 활성화되는 중”이라며 “베트남 정부의 사회경제발전 계획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인재 양성 등을 통해 뒤처져 있던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