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부문 성장세가 호텔사업 부문 부진에 빛바래
과거와 달리 항공운송도 부진···호텔사업 실적 부진이 이전보다 부각돼
영업이익에 끼치는 비중도 -12.1%에서 -57.8%로 높아져

대한항공이 호텔사업으로 지속적인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투자를 진행 중인 항공우주 등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지만, 호텔 사업이 이를 까먹는 모양새다. 더욱이 여객·화물 수송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급감해 과거와 달리 호텔사업 부진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A월셔그랜드호텔, 와이키키리조트호텔, 한진센트럴아시아(Hanjin Central Asia LLC)를 소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호텔사업 부문에서 2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284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다. 작년 상반기 전체 영업익 중 -12.1%의 비중을 보인 호텔사업 부문은 올해 같은 기간 -57.8%으로 비중이 커졌다.

사업 부문별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사업 부문별 실적 추이. /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대한항공의 주된 사업인 항공운송(여객·화물 수송)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4% 줄어든 361억원에 그치면서, 호텔사업 부문 실적 하락의 체감도가 더 심해진 것이다. 과거처럼 항공운송사업 실적이 호텔사업 부진을 감싸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호텔사업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것이 맞지만, 글로벌 공급이 늘고 있어 실적 반등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된 사업이 부진하니까, 과거에는 미미한 부진으로 보였던 것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사업 실적만 보면 대한항공에 아쉬운 부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항공우주사업 부문은 꾸준한 성장세다. 호텔사업 부문 실적 부진을 항공우주사업 부문이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의 사업 부문은 크게 항공운송사업·항공우주사업·호텔사업·기타사업 등 4가지로 나뉜다. 항공우주 부문은 유·무인 항공기 및 항공기 구조물 설계, 제작, 정비 등이 포함된 사업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요구한다.

대한항공은 해당 부문에서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초 항공기 제작 시대의 막을 연 대한항공은 올해 하이브리드 엔진 탑재 및 2시간 운용이 가능한 소형 드론을 개발하여 공공용으로 납품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대한항공은 매년 매출액의 0.3%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 부문에서 전년 대비 23% 오른 8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체 연결기준 영업이익 중 항공우주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5%다. 단순히 영업 효율성만 오른 것이 아닌, 규모 자체가 커졌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3355억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