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격화 등 대외리스크 ‘경계’···“통화정책, 아직 여력 있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기욱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기욱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국 자본 유출 우려에 대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채권은 여전히 순유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식자금은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의 회피심리 강화로 유출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경제는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증권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외리스크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홍콩시위 격화나 아르헨티나 신용도 하락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 요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 투자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유의해서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화정책 조정 수준에 대한 질문에서도 그는 “브렉시트 움직임과 유로존 국가의 포퓰리즘 정책, 신흥국 금융위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다보니 세계경제의 침체 가능성, 소위 ‘R의 공포’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며 “많은 나라들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늘 말하듯이 대외 리스크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지표를 확인하면서 정책을 펼치겠다”며 “완화 정도가 어디까지 갈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2.2% 성장률 달성을 어렵게하는 대외 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달에 전망치를 발표했기 때문에 수치에 바로 반영해 조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통화정책의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표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실효하한은 당연히 기축통화국보다는 높은 수준이고 과거에 비해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실효하한이라는 개념은 어떠한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추정 방법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시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여력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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