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주춤·서울 대규모 택지 전무해 주택 밖으로 눈돌려···사업권 쟁탈전 거세질 듯

대형건설사들이 정비사업이 주춤한 사이 복합개발사업권 획득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형건설사들이 정비사업이 주춤한 사이 복합개발사업권 획득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복합개발사업이 건설업계 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가능성을 비롯해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정비사업 진행이 주춤한 상황인데다가, 서울 내에서는 개발 가능한 대규모 택지가 사실상 전무해 다수의 대형 건설사는 주택사업 대신 복합개발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명도시공사가 지난 22일 사업자 모집 접수를 마감한 광명동굴 개발사업에 4개 컨소시엄이 사업계획서를 접수했다. 이중에는 GS건설을 비롯해 대형건설사 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명동굴 개발사업은 동굴 주변에 관광, 쇼핑, 주거, 문화가 결합된 복합관광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내용으로 사업비는 약 5080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광명시는 광명도시공사를 통해 50.1%, 사업권을 쥐게 되는 민간사업자를 통해 49.9%를 출자하도록 하고 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해 수도권 핵심 복합관광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GS건설은 앞서 올 4월 초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천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사업권도 획득한 바 있다. GS건설은 부천에서 만화영상산업융합특구 및 호수공원 등 주변시설과 연계해 영화·만화·영상(방송)·문화산업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도심형 영상문화단지를 조성한다. 총 사업비는 2조 원 대로 알려져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 역시 지자체가 보유하던 유휴부지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지난해 말 파주희망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냈다. 이 사업은 과거 미군 주둔으로 인해 낙후됐던 파주읍 일대 공여지 지역을 단계별 개발계획을 수립해 도시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복합개발사업권 획득 차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주택사업 보다 안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 내에서 정비 사업 수주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재건축보다 사업 진행이 순조롭기 때문에 블루칩으로 여기는 것”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다만 사업권 획득을 위한 사업자 신청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갈등을 빚기도 한다. 사업비만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서울역북부 유휴부지 개발사업을 두고 발주처인 코레일과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가 고배를 마신 롯데건설·메리츠컨소시엄은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

서울역북부 유휴부지 개발사업은 서울시 중구 봉래동 2가 122 일대의 코레일 부지에 컨벤션센터와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을 지음으로써 서울역과 연계해 개발하는 내용이다. 올상반기 진행된 사업자 모집 입찰에는 한화종합화학 컨소시엄과 삼성물산 컨소시엄, 롯데건설·메리츠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사업계획서 평가에서 3개 업체 모두가 적격 평가를 받았고 이 중 메리츠 컨소시엄이 최고가 입찰가격을 써냈다. 그럼에도 발주처인 코레일은 금산법 위반으로 메리츠 컨소시엄 측을 선정 후보에서 제외했고, 해당 컨소시엄 측은 발주처인 코레일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우선협상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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