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4만원 인상·성과급 150%+320만원 등 주요 쟁점 잠정합의
정년연장·해고자 복직 등 인사·경영권 관련해선 사측 ‘수용불가’
노조 “한반도 정세와 경제상황,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해 심사숙고한 결정”···내달 2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마친 하언태 부사장(왼쪽)과 하부영 노조 지부장(오른쪽)이 걸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잠정 합의를 한 것은 8년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마친 하언태 부사장(왼쪽)과 하부영 노조 지부장(오른쪽)이 걸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잠정 합의를 한 것은 8년 만이다. /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사가 28일 새벽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 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무분규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노조는 오는 9월 2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양측이 잠정합의안을 타결해낸 것은 올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국가적 위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진행돼 오던 관행적 파업을 지양하고 조기 타결에 집중한 결과인 것이다.

잠정합의안에는 임금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성과급 150%+일시금 30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 내용이 담겼다. 특히 쟁점으로 꼽히던 임금체계도 개선키로 합의했다.

현재 두 달에 한 번씩 나눠주는 상여금 일부(기본급의 600%)를 매월 나눠서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조합원들에게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 명목으로 근속기간별로 각각 200만~600만원을 10월 말 지급하고, 우리사주 15주는 11월 말 모든 사원에게 동일하게 제공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 노사는 최근 일본 수출규제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 협력사가 있다는데 의견을 함께하고,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노사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엔 협력사의 안정적 물량 확보를 위해 협력하고 대외 의존도를 축소하는 등 부품 협력사와의 상생 활동을 지속 추진해 나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는 이 선언문에 따라 925억원 규모의 대출 자금을 협력사 운영 및 연구개발에 지원할 계획이다.

양측은 사내하도급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정규직 특별고용도 결정했다. 9500명 규모로 진행 중인 특별고용 일정을 1년 단축해 2020년까지 채용을 마무리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2년부터 지금까지 사내하도급 근로자 75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바 있다. 이번 노사 합의에 따라 나머지 2000명에 대한 채용도 앞당겨질 예정이다.

다만 사측은 노조의 정년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 인사 및 경영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요구안에 대해서는 ‘수용불가’ 원칙을 고수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한반도 정세와 경제상황,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해 심사숙고해 잠정합의했다”면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및 시행에 따라 한일 경제전쟁이 28일 이후에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잠정합의에 이르게 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총회 찬반투표는 오는 9월 2일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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