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수첩] 갤노트10 대란 소문, 기자들도 속았다
  • 변소인 기자(bylin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28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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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단통법 사각지대···제값 주고 사면 호갱, 불법보조금 쫓아 음지로 몰려

정식 출시도 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시리즈에 보조금이 쏟아진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졌다. 꿀팁이라고 생각한 소비자들은 우르르 사전 예약 번호표를 뽑았다. 그 덕에 갤럭시노트10 시리즈 사전 예약 판매량은 늘었다. 하지만 개통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개통을 못한 이들이 남아있다.

신제품을 가장 빨리 받아보고 싶어 사전 예약을 한 이들이지만 출시일 이후 구매한 이들보다도 개통이 더 늦어졌다. 지원금이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풀리지 않자 휴대전화 판매점이 약속한 금액을 맞추지 못해서다.

앞서 판매자와 소비자는 갤럭시S10 5G와 LG전자 V50씽큐를 통해 5세대 단말기에는 지원금이 많이 실린다는 것을 학습했다. 이동통신사가 5G 가입자 수에 민감한 데다 2년 간 고가 요금제로 고객을 묶어두기 위해 보조금을 살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때문에 1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폰이 0원폰으로 둔갑한 데 이어 차비까지 쥐어주는 폰이 됐다. 이 광경을 지켜본 이들이라면 제값주고 단말기를 구매하기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기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본인이나 지인들의 휴대전화 교체를 위해 ‘성지’로 통하는 곳을 찾았다. 서로 정보를 나누며 구매하는 방법도 공유했다. 그러나 결과는 비참했다. 성지로 알려진 곳이 개통 시기가 되자 단속으로 문을 닫고 연락이 두절됐다. 동료 기자에게 갤노트10 시리즈를 구매했냐고 묻자 한숨이 돌아왔다. 지인까지 데리고 성지를 찾았으나 애꿎은 정보만 주고 차비만 날렸다고 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난 일면이었다. 단통법이 팍팍한 규제로 이통사 직영점을 찾는 이들에게 박해질수록 소비자들은 음지를 찾기 시작했다. 누구나 받는 공평한 보조금이 아니라 좀 더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였다.

프리미엄 단말기 가격은 계속 상승세인데다 데이터 사용량도 느는데 공평한 보조금으로 충당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통사들의 불법보조금 경쟁은 계속됐고, 그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어리석인 소비자가 되기 일쑤였다.

단통법 시행 이후 온라인에서 정보를 교류하고 한밤에 줄지어 오피스텔에 들어가서 기기를 수령하는 일도 있었다. 지금도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음성 대신 계산기에 가격을 찍는 방법으로 휴대전화 집단 상가에서 발품을 파는 일은 횡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기존에 사전 예약에 실패한 이들은 다시 ‘대기’하고 있다. 이통사 지원 정책 추이를 살피면서 추석 대란까지 내다보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휴대전화를 구매하면서 이렇게 거국적으로 시류를 살필 수밖에 없는 단통법의 사각지대가 씁쓸하다.

변소인 기자
IT전자부
변소인 기자
byline@sisajournal-e.com
통신, 포털을 담당하고 있는 IT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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