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 원금 손실 사태로 수요·공급 얼어붙은 상황
금감원 증권사도 조사 나서
증권업계 "발행해온 상품에는 문제없다"

8월1~23일 증권사 DLS 발행액 상위 10위. / 도표=이다인 디자이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 가운데 증권업계의 DLS 발행 규모가 급감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DLS가 위험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당국이 DLS 사태와 관련해 은행 외에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검사를 벌이기로 하면서 증권업계는 판매처 문제가 발행처로 확산되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DLS 발행금액 상위 10개 증권사의 DLS 발행액은 8058억원을 기록했다. 전달 같은 기간(1조7278억원)보다 52.7% 줄었다. 한 달 사이에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다. 지난주(19~23일) DLS 발행금액은 총 1805억원으로 문제가 발생한 전주보다 86억원 감소했다. 

DLS는 금리, 신용, 원자재, 환율 등을 활용한 파생결합상품이다. 최근 문제가 발생한 상품은 미국·영국 이자율스왑(CMS) 금리,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이를 편입한 DLF다. 금융감독원은 7일 기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영국·미국 CMS 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상품 잔액은 8224억원이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95.1%,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는 56.2%라고 밝혔다. 

8월1~23일까지 DLS를 가장 많이 발행한 증권사는 삼성증권(2003억원), 하나금융투자(1479억원), 신한금융투자(798억원) 순이다.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신한금융투자는 73%, 하나금융투자는 52.6%, 삼성증권은 11.2% 감소했다. 

증권업계는 DLS의 원금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발행과 판매가 모두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DLS 상품에 대한 불안요소와 함께 금융사에 대한 불신까지 커지면서 판매처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발행처도 이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며 “문제가 있어서 발행이 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DLS 미상환 잔액은 최근 1년 사이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기준으로 DLS 미상환 잔액은 18조69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말보다 20.1%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년 동안 상환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간 상환된 금액은 14조9504억원으로 직전 1년간(2017년 8월∼2018년 7월)의 상환액보다 28.1%나 줄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26일부터 IBK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이번 DLS와 관련해 금감원 조사 대상이 된 증권사는 총 5곳으로 알려졌다. 발행사는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3곳이며 판매사는 유안타증권, 미래에셋대우, IBK투자증권 3곳 등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이날 KB자산운용과 유경PSG자산운용에서도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다음주는 교보악사자산운용에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판매해온 상품에는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당국에서도 지금까지 문제를 삼지 않았다. 검사에서 상품 설계나 발행에 문제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판매처에서의 문제를 발행처의 문제로 삼는 것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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