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한계 질책 받고, 생각·소신도 밝힐 것”···사법개혁 완수 의지도 내비쳐
與 “26일 청문회 일정 합의 불발 시 국민 청문회 강행”···野 “9월초 2·3일 동안 검증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검찰개혁을 포함한 정책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검찰개혁을 포함한 정책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가 불발될 시에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딸에 대한 의혹 등에 대해 재차 고개를 숙이면서도, 검경수사권 조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사법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26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청문회 기회를 주신다면 저의 부족함과 한계를 솔직히 말씀드리면서 질책 받고, 저의 생각과 소신도 설명드리고 싶다”며 “만약 청문회가 무산된다면 여러 방법으로 직접 설명드릴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인사청문회의 대안으로 제시한 ‘국민 인사청문회’에서라도 각종 의혹들을 상세히 해명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조 후보자는 의혹들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변명하거나 위로를 구하려 들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안이함과 불철저함으로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 준 대가라고 생각한다”며 “권력기관 개혁에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부(富)에 따른 교육 혜택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는 간과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 후보자는 딸의 ‘제1저자’ 논문‧부정입학 등 의혹에 대해 “과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실관계는 추후 인사청문회에서 제대로 밝히겠지만 현재 저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달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사법개혁 방안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사법개혁 완수를 위한 적임자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행보로 읽힌다.

그는 “검찰개혁이나 법무행정 개혁은 우리 시민 전체의 열망”이라면서,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에 대한 지원과 재산비례 벌금제 도입 등 방안을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에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확정이 어려울 경우 국민 인사청문회를 오는 27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자유한국당은 임명 강행 시 특검으로 맞불을 놓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한 바른미래당도 ‘9월 첫째 주‧이틀’ 인사청문회안을 절충안으로 제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법적 시한인 30일까지 청문회 개최를 위해서는 오늘까지 인사청문회 개최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며 “오늘까지 인사청문회 개최를 거부하면 국민청문회(27일) 준비 착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상임위원회 회부 15일 이내 인사청문회 개최, 인사청문회 이후 3일 이내에 보고서 채택 등)에 따라 9월 2일까지는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결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국민이 조 후보자를 이미 마음속에서 탄핵했다. 말로만 하는 진보의 위선에 대한 탄핵”이라면서 “임명 강행하는 날은 문재인 정권의 종국을 앞당기는 날로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달 말 국회 인사청문회, 국민 인사청문회 등은 받아들일 수 없고, 9월 첫째 주 3일 동안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를 검증해야 한다는 게 한국당의 입장이다.

이와 같은 거대 양당의 대립에 바른미래당은 절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는 궤변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 사퇴해 자연인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기를 바란다”며 “모든 의혹을 단 하루 청문회로 규명한다는 것은 청문회를 하지 말자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9월 초 2일 동안 국회 인사청문회를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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