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파견설·중앙입양원장설 등 무성···지인들 “마음 비우고 본연 업무 충실”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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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하마평에 올랐던 배병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결국 고배를 마셨다. 이에 여러 후속 하마평이 돌지만, 배 실장 지인들은 그가 마음을 비우고 국민을 위한 봉사라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제1부속비서관에 신지연 제2부속비서관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신임 비서관 5명 인사를 단행했다. 복지부 업무를 담당하는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사회정책비서관에는 기존 민형배 비서관이 교체되고, 정동일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발탁됐다.

신임 정동일 비서관은 서울 영일고를 졸업했다. 서울대에서 사회학과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 조교수와 숙대 경영학부 교수,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민성장분과 위원 등을 거쳤다.

복수의 관가 소식통은 “김연명 사회수석이 비서관으로 추천한 교수는 정 비서관이 아닌 다른 인사로 알고 있으며, 정 비서관이 누구 라인인지 추적하고 있다”며 “청와대 내에서 이번 사회정책비서관은 복지부 출신을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사회정책비서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1965년생인 배 실장은 행정고시 32회로 관가와 인연을 맺었다.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그는 대구 심인고와 고려대 사회학과(84학번)를 졸업했다. 복지부에서 사회서비스정책관과 사회정책선진화기획관, 주영국 대사관 공사참사관, 보건산업정책국장, 복지정책관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실장급으로 승진한 후 현재 보직에서 활동해왔다.

배 실장이 청와대 비서관에 불발된 이후에도 여전히 거취가 주목되는 것은 복지부 행시 출신들 중에서 김강립 차관(33회)보다도 높은 최고참 선배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파견설이 돌곤 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원득 중앙입양원장 후임자로 거론하기도 한다. 김 원장이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 출신인 점도 감안한 하마평이다.

하지만 배 실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이같은 하마평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물론 기관장 등도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지만, 복지부 본부에 남아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한 복지부 직원은 “배 실장은 마음을 비웠고, 찾아보면 복지부에 욕심을 버리고 국민을 위한 봉사라는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하는 관료들이 매우 많다”며 “마음을 비우면 본인이 제일 편하지만 주위도 덩달아 편해지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전임 박근혜 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경력을 감안하면 배 실장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복지부 관료는 “지난 2016년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에서 밀려나 산업통상자원부로 전출돼 다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본부에서 활동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언급했다.

전임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지 않았으면 더 좋은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엘리트 정통관료가 복지부 본부에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달라는 호소로 풀이된다. 

결국 다른 복지부 실국장급들과 마찬가지로 실적과 성과를 내는 것이 본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는 이견이 적었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박능후 장관이 연말까지 실국장도 엄격한 실적 평가를 거쳐 행시 기수에 관계 없이 인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연한 이야기지만 객관적 실적과 성과가 고위직 인사를 결정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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