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삼성SDI,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 순매수
삼성전자 9624억원 팔아치워···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1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실적 상승 종목에 투자”

8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리스트.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코스피가 이달 들어 1940선을 오르내리기 반복했다. 이에 외국인들은 실적 상승 전망이 확실한 기업과 경기 동향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방산주에 주로 투자했다. 코스피가 외부 영향에 쉽게 흔들리는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종목으로 갈아타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1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 순매도가 컸던 종목은 삼성SDI, 엔씨소프트, 카카오, 삼성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이다. 외국인은 삼성SDI를 1204억원 순매도했고 이어 엔씨소프트 886억원, 카카오 798억원, 삼성전기 693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50억원, 한국항공우주 628억원 순으로 사들였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9624억원이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가 가장 큰 종목에 올랐다. 삼성전자에 이어 순매도가 컸던 종목은 휠라코리아(-1693억원), 포스코(-1508억원), SK텔레콤(-1319억원), 신한지주(-1140억원), 하나금융지주(-1126억원), 현대차(-1090억원) 등이다. 주로 시총 상위 종목들의 순매도세가 강했다. 외국인은 이들 종목이 대내외 악재로 하반기 실적이 밝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순매수가 가장 컸던 삼성SDI는 증권업계에서 미래 성장성이 밝은 종목으로 꼽힌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는 ESS, EV 성장산업의 비중이 높고 정통 IT수요에서 어느 정도 비켜나 있어 3분기 영업이익이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며 “성장산업인 EV, ESS용 중대형전지는 안전한 피신처가 될 수 있으며 실적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 실적 호조가 예상되며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10의 하드웨어 변화를 보면 삼성전기가 2020년 삼성전자의 갤럭시S11, 갤럭시노트11, 폴더블폰 출시에 MLCC, 카메라모듈,반도체 PCB 매출 증가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매출액 7330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 46%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바로투자증권이 증권업 라이선스를 얻게 돼 실적과 주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리니지2M 출시 일정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고 사전예약 등 리니지2M 출시 관련 이슈가 나오기 시작하면 주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에 투자를 늘렸다. 글로벌 경기 하락과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가 하락 방어주로서 방산업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 대부분이 정부 예산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는 점과 미중 무역분쟁이나 북한의 도발, 한일 경제갈등 등 글로벌 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이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주 실적이 하반기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 이들 주가도 상승 여력을 잃을 수 있다”며 “이에 영업이익 등 실적이 오를 수 있는 확실한 종목들에 외국인 투자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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