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악재 피하고 내실 다져 하반기나 내년 상장 노려
코스닥, 대내외 악재에 급락 반복···상장 기업 주가도 공모가 하회

코스닥 지수가 지난 5일 장중 6%대까지 급락했다.  600선이 붕괴된 것은 2017년 3월10일 이후 처음이다. 이후 코스피는 600 초반선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회복세가 약한 상황이다. / 사진=연합뉴스

좀처럼 증시가 회복하지 못하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회사들이 상장을 포기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수출 둔화, 일본 수출 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증시가 침체되자 당장 악재를 피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상장을 미루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스크팩 등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이시스코스메틱은 지난 2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달에 코스피가 최근 급락하고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이면서 무리하게 상장해 주가 하락 사태를 맞지 않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들어 상장한 기업들 주가도 공모가를 한참 밑돌거나 공모가를 상회한 뒤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상장보다 기업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시스코스메틱 외에도 아동 콘텐츠 기업인 캐리소프트가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공모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달에는 제너럴바이오와 노래방 반주기 시장 1위 기업인 금영엔터테인먼트, 중국 제약사 보난자제약, 핀테크 전문기업 페이게이트, 건강기능식품 등을 만드는 제너럴바이오가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승인 됐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5일 6%대까지 급락했다. 장중엔 사이드카(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 정지)가 발동됐다. 2016년 브렉시트 우려 이후 3년여 만이다. 이날 결국 코스닥은 전장보다 6.13% 떨어진 577.98을 기록했다. 코스닥 600선이 붕괴된 것은 2017년 3월10일 이후 처음이다.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 규제에 나서는 등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미중 관세전쟁도 환율전쟁으로 환전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증시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후 코스닥은 기관 등의 매수세로 600선 초반까지 회복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 주가는 코스닥 상장 이후에 공모가를 한참 밑도는 수준을 기록하거나 공모가를 상회해도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의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상관없이 대내외 악재에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것이다. 

바이오메트릭 아이디(ID)·보안 솔루션 기업인 슈프리마아이디는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하락세가 컸고 지난 22일까지 주가는 공모가(2만7000원)보다 낮은 1만9400원을 기록했다. 또 이달 상장한 나노브릭 주가도 22일까지 공모가 대비 20.6% 떨어졌다. 코윈테크는 17.1%, 덕산테코피아는 11.5% 내려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에 나선 기업들이 대내외 악재로 시장의 투자 심리 악화를 우려하고 있고 이에 상장을 미루기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하반기도 증시 시장이 IPO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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