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10 사전판매 130만대···올해 960만~970만대 판매 전망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등 고사양 부품 공급···갤노트10 물량 한계·MLCC 부진해 전사 반등 어려워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이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카메라모듈 등 부품을 공급한 삼성전기 표정은 어둡다. 주력분야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이 과잉공급으로 인해 가격 하락세를 거듭하는 부진을 털어내기 어려운 까닭이다. 매년 예상되던 '상저하고' 흐름의 실적 반등도 올 3분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9~19일 갤럭시노트10 국내 사전예약 건수는 약 130만건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9 2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흥행 기대감이 큰 것은 물론, 업계 일각에선 역대 노트 시리즈 판매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초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갤럭시노트10 판매량이 약 970만대로, 전작 초기 판매량인 960만대를 살짝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갤럭시노트10의 초반 성적으로 기대 이상의 판매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갤럭시노트10 실적 호조는 카메라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에겐 호재다. 갤럭시노트10은 전작 대비 카메라모듈 개수도 늘렸다. 6.3인치와 6.8인치 모델로 출시되는데 후면엔 전작 대비 늘어난 3개, 4개의 카메라가 각각 채용됐다. 갤럭시노트9 후면 카메라 개수는 2개다.

삼성전기는 이번 신제품에 카메라모듈 일부 물량과 함께 전작에 없던 자이로센서 모듈과 5G 통신 모듈도 함께 공급한다. 전체적인 제품 스펙이 상향되면서 MLCC 채용량도 증가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5G 지원 스마트폰은 LTE 모델 대비 MLCC 채용량이 20~30%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스마트폰 대당 카메라도 5~6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고사양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사용하면서 MLCC 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노트10으로 인해 삼성전기 수익성 반등이 극적으로 전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10이 하반기 주력제품이긴 하지만 갤럭시S10 물량 대비 25% 수준에 그치는 등 판매량이 많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출 4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인 MLCC는 시황 개선이 요원해 전사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올 들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이슈로 IT 제품 수요가 줄고, MLCC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3개 사업부 중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만 유일하게 영업실적이 뒷걸음 쳤다. 올 상반기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는 매출 1조6246억원, 309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27.8% 실적이 감소했다.

올 2분기 삼성전기의 MLCC 평균판매가격(ASP)는 직전 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으며, 올 상반기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의 공장 가동률은 역대 최저 수준인 65%로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올 하반기가 고객사들의 MLCC 재고조정 시점이 되면서, 삼성전기 실질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사실상 올 3분기는 1분기 수준의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기는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3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MLCC 가격 하락이 지속되겠지만 그 폭이 축소되고 MLCC 물량이 재차 증가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MLCC 출하량 바닥이 확인됐고 내년 5G 투자 및 단말기 증가, 전장용 제품 공급이 늘면서 증가하는 중장기 수요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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