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정비 및 휴가시즌 끝나는 9월부터 본격적 움직임 나올 듯···삼바 수사는 이미 조용히 진행 중

왼쪽부터 김현준 국세청장, 운석열 검찰총장.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 / 사진=연합뉴스, 편집=디자이너 이다인
왼쪽부터 김현준 국세청장, 운석열 검찰총장. 조성욱 공정위원장 후보자. / 사진=연합뉴스, 편집=디자이너 이다인

수장을 교체하고 전열을 정비한 사정기관들이 여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기업사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휴가철이 지나면 슬슬 구체적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시작은 삼성 수사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기업 사정이 잠시 휴업상태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관련 기관들이 조직정비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정기관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는 각각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거나 혹은 교체를 앞두고 있다. 검찰과 국세청은 윤석열 총장, 김현준 청장으로 수장 교체를 마치고 내부 조직을 가다듬고 있고 공정위 역시 큰 이변이 없는 한 조성욱 후보자를 새로운 위원장으로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잠잠하지만 날씨가 서늘해지는 가을로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기업사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장 교체가 이뤄진 한 사정기관의 인사는 “인사가 얼마 나지 않은데다 휴가철도 겹쳐 지금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이라며 “일거리가 없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닌 만큼 8월 지나고 9월 이후가 되면 하나씩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재계 역시 이를 인식하고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사정은)지금은 아닌 것 같고 9월 이후부터 좀 움직이지 않겠냐”며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전했다.

특히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원래 인사로 조직이 바뀌면 인수인계 문제가 수사의 연속성을 이어가는데 걸림돌로 여겨지곤 한다. 그런데 삼바 수사의 경우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송경호 3차장, 이복현 특수4부장 등 해당 사건 관련 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적어도 삼성 수사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다. 실제로 이미 해당 사건을 맡고 있는 특수4부는 인사 이후에도 관련자 소환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연속성을 깨지 않겠다는 검찰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다.

이외에도 검찰은 코오롱 인보사 사태, 황창규 KT회장 사건들과 공정위로부터 넘겨받은 다수의 공정거래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국세청이나 공정위 역시 조직 정비를 마무리 한 후 본격 대기업 사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기업들을 둘러싼 여건이 워낙 좋지 않다는 것이 변수다. 일본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안 그래도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 수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사정기관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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