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평형신청서 조합원 중대형 평형 선호현상 뚜렷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주택시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소형평형 시대는 저물고 중대형평형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주택시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소형평형 인기는 떨어지고 중대형평형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한동안 주택시장에서 소외받던 중대형이 최근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수년 간 중대형평형 공급물량이 적었던 데다가 나홀로족 증가로 소형평형 선호현상이 뚜렸했는데, 최근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중대형평형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착공을 앞두고 있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19일까지 조합원 대상으로 평형변경신청을 받았다. 지난 2016년 한 차례 신청을 통해 신축아파트 배정평형이 결정됐지만 가족구성원 증감이나 단순 변심 등에 따라 평형변경을 원하는 이들이 참여했다. 이번 변경신청에는 370여명이 참여했다. 이 중 9명을 제외한 조합원 360여명이 2016년 평형신청 당시 보다 더 큰 평수로의 이동을 지원했다. 다시 말해 이동 희망자의 97% 이상이 이전에 계획한 것보다 넓은 주택 소유를 희망하는 것이다. 특히 평형변경을 희망하는 전체 신청자의 85% 이상인 317명이 전용 84㎡ 이상의 중대형 평형을 원했다. 전용면적 109㎡의 경우에는 50세대 모집에 291세대가 지원해 조합원들끼리의 경쟁도 약 6대 1에 달할 정도로 치열했다.

중대형평형으로의 회귀현상은 지난달 평형신청을 받은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서도 두드러졌다. 조합이 지난달 조합 상대로 한 평형신청 접수를 받은 결과 전용 84㎡ 이상의 중대형 평형은 조합원이 모두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109㎡의 경우 총 1349가구가 마련됐는데 공급물량보다 더 많은 조합원이 희망하면서 권리가액이 낮은 일부 조합원은 희망평형을 배정받지 못하는 일도 생겼다. 총 821가구인 전용 95㎡도, 303가구가 지어지는 전용 134㎡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에 따라 둔촌주공 분양에는 중대형 평형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수년간 강남은 물론 전국 주택시장의 주연은 중소형 평형이었다. 나홀로족인 1인가구 증가, 가구구성원 감소, 관리비 절감 등의 이유로 대형평형을 찾는 이들은 줄었다. 수요층이 줄어들면서 3.3㎡ 당 가격도 소형평형이 대형평형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강남에서부터 비롯된 대형평형 선호현상은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중과세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평형은 수요가 한정됐다는 까닭에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고 거래량도 적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똘똘한 한 채 열풍과 공급부족 현상으로 대형아파트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올해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강화 등 부동산 규제도 쏟아내면서 대형 아파트의 집값 상승세가 더 높아졌고 당분간 이같은 트렌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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