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된 주요국 국채 금리···향후 움직임 ‘주목’
  • 송준영 기자(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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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에 금융시장 ‘화들짝’
독일 등 주요국 금리 하락으로 파생상품 손실 우려 발생
“당분간 현재 흐름 유지···미·중 무역분쟁, 연준의 통화정책 등이 향방 가를 듯”

글로벌 주요국 국채 금리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되면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읽히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고,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국채의 금리 하락은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손실 규모를 확대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추이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 한국에 불어닥친 국채 금리 공포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0일(이하 현지 시각) 기준 연 1.576%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1일의 연 2.686%에 비해 111bp(bp=0.01%포인트) 내린 것이다. 1년 전인 2.828%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5일 장중에 1.475%로 떨어져 2016년 7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1.321%)에 다가서기도 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내리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장중 1.623%를 보였는데 2년물 금리는 1.634%를 밑돌았다. 올 3월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사이에 역전 현상이 발생하긴 했지만 금융시장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장단기 금리인 10년물 금리와 2년물 금리가 역전된 건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그래프=시사저널e.
그래프=시사저널e.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시장에서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 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기간 리스크에 따라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경기가 좋지 않다고 판단해 단기채를 매도하고 장기채를 매수하는 경향을 나타내면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곧바로 경기 침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미국 증시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 14일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05% 급락한 25479.4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일일 낙폭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3%가량 하락했다. 한국 증시는 광복절 휴장이어서 영향을 그대로 받진 않았지만 아시아 증시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독일과 영국 등 국채 금리 추이도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 우리은행이 지난 3~5월 판매한 독일 국채 금리연계형 DLF가 독일 국채 10년물의 금리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F도 영국 국채 금리 하락으로 손실 구간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이 상품들에 총 8260억원 규모가 투자된 상황이어서 금리 하락 국면이 지속될 경우 금융당국은 예상 손실액이 45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미·중 무역분쟁, 연준의 통화정책, 각종 경제지표 살펴야

이 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주요국 국채 금리가 단기적으로 상승 추세로 반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정책 강화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유지되면서 국채 금리의 하방 압력이 유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국채 금리가 그동안의 가파른 하락에 따라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다”면서도 “국채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 반전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금리 하락을 이끈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 침체 우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등 불확실성을 초래한 요인들이 해소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는 이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향후 대외 변수들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 중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여부는 경제 펀더멘탈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최근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연기하겠다고 밝혀 협상 여지를 남긴 상황이다. 더불어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보험적 성격에 그칠지, 인하 기조로 방향을 틀지 여부도 국채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준이 경기 침체 확인에 따른 금리 인하 기조를 강화한다면 국채 금리에 하방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아직 경기 상황이 최악의 국면이 아니라는 점에선 국채 금리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나올 만한 악재는 이미 다 나왔고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조건반사처럼 매번 경기 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경우 아직 경제지표에서 경기 침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과도한 국채 금리 하락에 따른 반등 움직임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송준영 기자
금융투자부
송준영 기자
son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에서 증권 담당하는 송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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