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사태, 10년 전이면 없었을 일···자신 없으면 전문경영인에 맡겨야

“10년 전이라면 이번 한국콜마 사태는 없었을 것입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제약사 직원은 현안을 이야기하며 이같은 언급을 했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는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지난 6일과 7일 세종시 본사와 서울 내곡동 신사옥 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가진 월례조회가 발단이었다. 윤 회장이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설명하며 한 유튜버 영상을 직원들에게 보여줬는데, 문재인 정부 대응 비난 등 자극적 내용이 문제였다. 윤 회장이 당시 그 영상을 보여준 이유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기자가 말하려는 것은 제약사 직원의 언급대로 10년 전이라면 젊은 직원들이 속으로 욕하면서 끝날 일이 종편 보도로 이어지며 사회 문제화됐다는 점이다. 그만큼 요즘 직원들이 부당한 일을 당하면 언론사에 제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본인 의사를 밝히는 세상에서 제약사 경영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상장사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3개월에 1번씩 경영실적을 공개하는 경우 제약사 오너들은 실적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경영실적은 영업상황 변동 등으로 롤러코스터를 탈 수도 있는데, 외부 시각은 그렇지 않다. 매출은 당연히 증가해야 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일정 비율 내에서 급락이 이뤄져야 한다.

인터넷 등으로 개인정보가 무차별적으로 퍼지는 사태도 제약사만 예외로 하지는 않는다. 회사 내부 직원들은 알지만 외부 인사도 인터넷을 통하면 기본적으로 제약사 경영진 연봉이나 학력 등 구체적 사항을 자유롭게 확인 가능한 세상이 됐다. 그만큼 투명한 세상이 된 것이다.  

이같은 업무 외적 환경 변화로 인해 제약사를 경영하는 오너들은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 정책은 제약산업을 규제 방향으로 몰아가는 세상에서 여러 상황 변화는 제약사 경영의 장애물로 인식되고 실제 가로막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판단된다.

이처럼 변화 무쌍한 상황에서 제약사 오너들 선택은 한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부하 직원을 고객처럼 떠받들고 혹시라도 회사에 불만을 가진 직원은 소통을 통해 내 사람으로 만들면 된다. 

또 한 가지가 있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가에서 쉽지 않은 말이지만 자손이 적성이나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굳이 제약사 오너가 경영을 물려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본인이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하면 할 수 없지만 가업이라고 승계를 강요하는 것은 자손에게도 못할 짓이다. 

이 꼴 저 꼴 보기 싫은 오너들은 배당금만 챙기고 제약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겨놓아도 충분하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단, 전문경영인에게 경영 전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허울 좋게 내세우고 배후조종을 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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