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주권 받기 어렵다”···트럼프 재선 승부수로 ‘한국인 이민 장벽’ 높아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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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영주권 받기 어렵다”···트럼프 재선 승부수로 ‘한국인 이민 장벽’ 높아질듯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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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새 이민 정책’ 오는 10월 15일부터 발효
연말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재외공관 해외 이민국사무실 21곳 중 17곳 폐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종의 ‘재선 카드’로 불법 이민에 이어 합법적 이민 문턱도 높이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종의 ‘재선 카드’로 불법 이민에 이어 합법적 이민 문턱도 높이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종의 ‘재선 카드’로 불법 이민에 이어 합법적 이민 문턱도 높이고 있다.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는 이번 조치로 큰 동요를 보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일시적 비자나 영주권 발급을 받기 어렵도록 하는 규제가 현실화되면 취업, 이민을 목적으로 미국에 장기 체류하는 한국인들에게 향후 큰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저소득층의 합법적 이민을 어렵게 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새 규정은 소득 기준에 미달하거나 공공지원을 받는 신청자의 경우 일시적·영구적 비자 발급을 불허하도록 했다.

◇ “가난한 이민자”에 정조준···美 영주권 발급 조건 강화

트럼프 행정부는 새 이민 정책에 ‘생활보호 대상자 불허’에 초점을 뒀다. 이로써 미국 현지서 식료품 할인구매권(푸드 스탬프), 공공주택,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메디케이드) 등의 복지 지원을 받는 생활보호 대상자의 경우 영주권을 받기 힘들게 된다. 이번 새 이민정책은 오는 10월 15일 자정부터 발효된다.

미 행정부의 새 이민정책은 가족 기반 대신 ‘능력 기반’ 위주로 옮겨 자국민에게 재정부담을 주는 이민자들은 영주권을 주지 않겠다는 게 핵심이다. 생활보호 대상자에게 영주권 발급을 제한하는 규정은 기존에도 있었다. 다만 주로 소득이 50% 이상을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이들에 한해 적용돼 비자 발급이 불허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여기에 ‘자급자족의 원칙’도 명시됐다.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공공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이나 직장 등 사적 기관, 가족의 뒷받침으로 생활이 가능한 이들을 중심으로 영주권을 발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켄 쿠치넬리 CIS 국장 대행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나라로 오는 사람들이 자급자족하기를 바란다”며 “이것은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 원칙이자 합법 이민의 역사에 깊이 각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별도의 요약 자료에서도 “미국 시민이 아닌 자들이 공적 부조 혜택을 남용해 취약한 미국인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위협하게 둬선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민자들은 재정적 자립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美대사관 이민국사무실, 서울 가장 먼저 폐쇄···비자·이민수속 지체 예상

미국 국토안보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이민정책으로 전 세계 미국 영사관에서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새 규정이 확대될 경우, 실제로 영향을 받는 숫자는 훨씬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매년 평균적으로 영주권을 신청하는 54만4000여명 가운데, 38만2000명이 새 규정에 따른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미국에 장기체류하는 우리 국민들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내 재외공관에 지부를 두고 있는 연방 이민국 오피스 상당수를 폐쇄하기로 했는데, 한국 서울과 멕시코 먼테레이 두 곳을 가장 먼저 폐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미 이민국 서비스는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 필드 오피스가 담당했던 이민업무를 서태평양 미국령 괌에 있는 필드 오피스로 이관된다. 이로 인해 기존의 시민권 신청과 가족 이민, 입양 등 각종 이민수속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처리 기간도 상당히 길어질 전망이다.

영주권을 받으려는 한국인들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연방이민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새 영주권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 국적자는 총 2840명으로 지난해 2686명에 비해 255명 늘었다. 지난해보다 9.9%가 늘어난 셈이다. 구체적으로 한인 새 영주권자 수는 1분기 1175명에서 2분기 1665명으로 크게 늘어나 5월에 665명, 6월 625명 등 지난 4년 중 처음으로 600명 이상을 기록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황아무개씨(29)는 “이민자 중에 세금을 내지 않고, 의료적인 도움을 받거나 정부 혜택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사례를 차단하기 위한 방침으로 보여진다”며 “통상 미국 현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분들은 학교를 통해 영주권 신청을 받고 있어 제약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 중인 엄아무개씨(54)는 “아직 주변에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려는 한인 분들이 있지 않아 새 이민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감지하기는 어렵다”며 “문제는 앞으로 미국으로 이민오는 분들, 시민권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서류가 까다로워지거나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 이민정책은 비단 우리 국민들에게만 부정적으로 작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현지에서도 가난한 이민자들을 정조준한 이번 규제안에 민주당 성향의 자치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미국 언론 USA투데이와 LA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와 하비어베세라 주 법무부 장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생활보호 대상자 합법이민 억제 정책’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인 뉴욕주의 레티샤 제임스 주 검찰총장 겸 법무부 장관도 지난 13일(현지시간) 설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의 새 이민 규정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비판하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주한미국대사관 이민국사무실 측은 “오는 9월 말까지 오피스 문이 완전히 닫기로 결정됐다”며 “지난 19일부터 단계적으로 비자, 이민수속 등 관련 업무를 축소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방 이민서비스국은 당초 주한 미국 대사관 등 21개국 재외공관에 두고 있는 해외 이민국 오피스 모두를 철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 나이로비, 과테말라시티, 멕시코시티, 산살바도르 등을 포함한 7개 이민국 오피스는 폐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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