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과 접촉 여부에 침묵한 비건 대표···“북한과 진전 만드는 데 집중”
이도훈 본부장 “대화 신속 재개 및 실질 진전 방안 논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협상 전략을 조율했다.

양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 만남은 지난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직전 이후 7주만이다. 비건 대표와 이 본부장의 회동은 앞서 1일 태국 방콕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있었던 협의 이후 20여일 만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5분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면서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 여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협의는 당초 오전 10시 30분에 끝날 예정이었으나 15분 이상 지나 종료됐다.

이도훈 본부장은 협의 후 청사에서 열린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비건 대표와 아주 생산적이고 좋은 대화를 가졌다”며 “지금은 6월30일 판문점에서 북미정상이 합의한 바 있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이번 비건 방한은 아주 중요한 시기에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다”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대화를 신속히 대화를 재개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지만 지금 대화 국면은 그냥 온 게 아니라 남북미 지도자들의 결단으로 만들어졌다”며 “한미는 아주 긴밀히 협력해 대화의 전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도 “이도훈 본부장과 훌륭한 협의를 했다. 한미간 상호 이익에 대한 많은 이슈들과 북한관련 문제들에 대한 지속적인 한미간 긴밀한 협의 등을 논의했다”며 “북한 측의 카운터파트로부터 듣는대로 협상을 재개한 준비 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건 대표는 최근 미국 언론서 제기된 주러시아대사 이동설을 일축하며 “러시아에서의 외교업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북한과 협상에 진전을 이루는 데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수석대표는 협의서 북미 실무협상 조기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협상 전략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북미협상이라든지 남북관계 진전이 선순환 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며 “지금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데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고, 남북미가 북미 실무협상에 좀 더 집중할 때”라고 역설했다.

또 이 대변인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개발 활동에 대해 “모든 미사일 발사체와 관련한 것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대해 중단을 촉구한다는 정부의 기본입장을 확고하게 이야기한 바 있다. 이 부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고, 오는 22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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