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라인 10개 생산량 12배 확대···조현준 “고집을 통한 공정 全과정 독자개발”
文 “민간의 과감한 투자 대단···경제강국 위해선 핵심소재 타국가 의존도 줄여야”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자동차에 탑승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자동차에 탑승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효성그룹이 탄소섬유에 10년간 총 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톱3’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20%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탄성은 7배 이상 뛰어나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최근 일본이 경제보복의 일환으로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며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이기도 하다.

효성은 20일 전북 전주공장에서 ‘신규 투자 협약식’을 개최했다. 오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000톤 규모(1개 라인)의 생산능력을 2만4000톤(10개 라인)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체 측은 이 같은 투자를 발판으로 현재 2%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 올려 세계시장 점유율 순위도 11위에서 3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자리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은 “탄소섬유의 미래가치에 주목해 독자기술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며 “후방산업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로 새로운 시장이 열린 만큼 탄소섬유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복수의 분야에서 글로벌 1위가 가능했던 이유는 공정 전 과정에 있어 독자개발을 통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라 분석하며 “또 다른 소재산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시사했다. 더불어 조 회장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현행 400명 수준의 고용규모가 2300개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축사자로 나선 문 대통령은 “경제 강국이 되기 위해선 핵심소재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광복절 이후 국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전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언급하며 사실 상 일본을 겨냥했다. 업계도 이날 문 대통령의 참석이 일본과의 경쟁을 펼치는 산업군에 힘을 싣기 위함이란 해석이 짙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효성의 신규투자는 핵심 첨단소재인 탄소섬유 분야에서 민간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며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 자신감이 느껴지며, 핵심소재의 국산화뿐 아니라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일석 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효성은 2011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미국·독일 등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개발해 2013년부터 양산하게 됐다. 탄소섬유는 수소차 연료탱크의 핵심소재로, 안전한 저장과 수송 등에 반드시 필요한 품목이다. 더불어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신소재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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