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서 독자적인 길 걸어
기존 매장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FC)로 탈바꿈 시도···시간, 비용 대폭 아껴
스페셜매장으로 검증된 임일순 사장의 도전···FC로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서도 통할지 주목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그래픽=이다인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 그래픽=이다인

 

온라인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살리며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홈플러스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대형마트업계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새 물류센터를 짓지 않고 기존 매장의 여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온라인 물류센터를 확보한 홈플러스의 사업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센터(FC)’ 2, 3호점을 각각 경기도 안양점과 경기도 수원 원천점에 구축했다.

FC는 기존 대형마트가 온라인 물류센터를 품고 있는 구조다. 기존 자산을 활용했기 때문에 홈플러스는 시공 비용과 시간을 줄인 것은 물론 매장에 인접해 거주하는 고객에게는 타사보다 한 발 빠른 배송을 시연할 수 있게 됐다. 쉽게 말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이 타사는 시(市)외의 물류센터에서 출발한다면 홈플러스는 동네 매장에서 배송을 준비하는 개념이다.

새벽배송 선점을 위한 유통사들의 치열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활로를 찾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사업전략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임 사장의 도전은 이미 한 차례 시장에서 검증된 바 있다. 1년 전, 기존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해 만든 '홈플러스 스페셜'이 온라인으로 발걸음 재촉하는 소비자들을 돌려놓은 것이 그 예다.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은 도입 1년 만에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이 소위 ‘오픈빨’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페셜 매장인 목동점, 안산고잔점, 분당오리점 등의 경우 기존 창고형할인점 경쟁사(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접한 이른바 ‘경합 점포’들인데, 이들 매장이 전년 동기 대비 25%나 매출이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 사장은) 스페셜 매장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잘 활용하면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2021년까지 전국 140개 매장을 온라인 물류기지화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상품을 담아주는 피커(picker)는 4000명까지 증원하고 콜드체인 배송차량도 3000대까지 확보해 하루 배송건수 12만건까지 끌어올린다는 게 임 사장의 계획이다. 이 방안이 계획대로 실행될 경우 홈플러스는 마켓컬리와 쿠팡, 이마트(SSG닷컴)의 격전지가 된 신선식품 배송시장에서 무시 못 할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경우 신선식품에서 나름 강점을 보여왔다”면서 “스페셜매장에서 보인 임사장의 추진력이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시장에서도 발휘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원천 FC에서 피커들이 온라인 주문 상품을 트레이에 담는 모습/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원천 FC에서 피커들이 온라인 주문 상품을 트레이에 담는 모습. / 사진=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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