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9인치 패널 시장 점유율 동반 하락···"중국 업체 대형 LCD 저가 공세 주도"
LGD·SDC, 국내 일부 생사라인 가동 중단 검토···OLED 투자 시동 전망

/이미지=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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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저가 공세로 국내 삼성‧LG디스플레이의 시장 점유율이 또 하락했다. 출하량 기준으로 이미 중국 업체들에게 뒤처진 데 이어, 매출 기준으로도 LCD 패널 시장에서 선두권에서 밀려날 위기다. 삼성‧LG디스플레이는 올해를 기점으로 고수익 초대형 패널 전략에 집중할 방침이지만 전략이 자리잡기 전까지 보릿고개가 예상된다.

삼성, LG디스플레이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세계 9인치 이상 패널 시장 점유율은 최근 5년 중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사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디스플레이 9인치 이상 패널 금액기준 시장 점유율은 10.0%로 전년 동기 대비 2.9%포인트 하락했다. 연간으로 보면 이 같은 하락세는 보다 뚜렷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4년 20.9%에서 2015년 21.1%로 점유율을 키웠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17.1%, 2017년 14.8%에 이어 지난해 12.3%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대로라면 곧 한자릿수 점유율로 떨어질 위기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 역시 9인치 이상 패널 시장 매출기준 전체 점유율이 26.4%로 전년 동기 대비 3.3%포인트 하락했다고 공시했다. LG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4년 26.9%에서 2016년 29.4%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2017년 29.4%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 28.8%로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나마 세계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던 TV 패널조차 올 상반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27.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지난 5년 중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양사 모두 공통적으로 이 같은 하락세는 중국 업체 중심의 양적 경쟁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BOE, CSOT 등 중국 업체들이 10.5세대 가동을 시작하면서 대형 LCD 패널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43인치 LCD 패널 평균 판매 가격은 77달러로, 지난해 1월(106달러)보다 27% 하락했다. 대형 패널 기준으로 꼽히는 55인치 제품의 평균 가격도 지난달 119달러로, 전년 동기(152달러) 대비 20% 넘게 떨어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출하량 기준으로는 이미 2017년에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국내 업체를 넘어섰다"면서 "국내 업체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용 패널을 중심으로 그나마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TV 시장 지형 변화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악재다. LCD 패널 가격 하락세로 화웨이는 물론 샤오미, 오포, 비보 등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가 TV 시장 진입을 넘보는 상황이나, 중국 업체들은 저가형 TV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패널 가격이 싼 중국 제조사가 수혜를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삼성‧LG디스플레이는 좁아지는 시장 보폭 속에서 고수익, 고부가 제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회할 방침이다. 가격 중심의 양적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해서다. 수익성이 부진한 LCD 라인은 일부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파주 LCD TV 패널 생산 라인의 가동 여부를 두고 “향후 단순 가동 조정이 아니라 라인을 가동해야 하는지 포함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LCD 탈출 전략과 함께 8K, 초대형 패널에 승부를 걸었다. 이 회사 역시 천안 아산 L8 라인 일부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부터 가동 중단한 라인을 중심으로 QD-OLED 전환투자가 단행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양사 모두 LCD 패널 사업에 발목 잡혀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은 부담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3687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상반기 누적적자만 5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애플로부터 받은 보상금 약 900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올 2분기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QLED TV가 중국 LCD TV 제품과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결국 OLED 진영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형이든, 중소형이든 결국 OLED로 가게된다면, 삼성디스플레이도 최소 내년 4분기부터는 QD-OLED 전환 투자가 본격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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