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리니지 통해 RPG 명가로 발돋움…최근 리니지M으로 제2의 전성기 맞아

리니지M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리니지M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최근 게임 흥행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지적재산권(IP)이다. 특히 과거 인기 IP를 다시 모바일에 적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그만큼 IP가 흥행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3편에 걸쳐 인기 IP 3종과 해당 IP를 보유한 게임사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엔씨소프트는 일반인에게도 유명한 역할수행게임(RPG) ‘리니지’를 개발한 곳이다. 그 중심에는 김택진 엔씨 대표가 있다. 리니지가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했다. 게임속 분쟁이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쳐 ‘현피’(현실과 Player Kill의 합성)라고 불리는 폭력사건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엔씨는 리니지 성공 이후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지속적으로 RPG를 개발·흥행시키며 RPG 명가로서 자존심을 지켜왔다. 최근에는 모바일게임 ‘리니지M’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리니지는 국내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엔씨는 지난 1998년 온라인 RPG인 리니지를 유저들에게 선보였다. 당시 리니지는 출시 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리니지는 온라인 게임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고, 현재까지도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흥행 성공에 힘입어, 리니지는 지난 2007년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2013년에는 2조원, 2016년에는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 사용자간 대결로 큰 인기 누리며 폭력 사건 원인 되기도

리니지가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는 자유로운 유저간 대결(PvP)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리니지를 개발하던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앞서 넥슨의 ‘바람의나라’ 개발에도 참여했다. 송 대표는 PvP에 제약이 많았던 바람의나라와는 반대로 PvP에 제약이 없는 게임을 개발하기를 원했고 그렇게 탄생한 게임이 바로 리니지다. 

유저들은 자유로운 PvP에 열광했다. 리니지 PvP는 현실에서의 인간 욕망을 그대로 반영했다. PvP 대결에서 승리한 유저는 상대 캐릭터를 죽이고 상대가 갖고 있던 아이템까지 얻을 수 있었다. 반면 패배한 유저는 아이템은 물론 그동안 쌓은 경험치까지 잃게 되는 구조였다. 유저들은 더욱 강해지길 원했고 나중에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 현금 거래까지 감행하게 된다. 당시 리니지는 게임업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성장한 게임시장을 대표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게임폐인’, ‘현피’등을 유발하는 존재로 부각됐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뉴스 사회면에서 리니지로 인한 폭력 사건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엔씨는 리니지 성공 이후 승승장구 했다. 2003년에는 리니지 후속작인 리니지2를 선보였으며, 리니지2는 그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엔씨는 이후에도 2008년 ‘아이온’, 2012년 ‘블레이드앤소울’ 등을 선보이며 RPG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계속해서 지켜왔다.

그러나 게임 시장이 모바일게임 위주로 재편되면서 엔씨에게도 위기가 찾아 온다. 2015년에는 전년도 매출 기준 3위였던 넷마블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게 된다. 당시 게임업계는 엔씨의 모바일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넷마블의 경우 엔씨의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2016년 출시돼 흥행 대박을 기록하며, 엄청난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 PC게임 성공 모바일로 이어져

이런 상황속에서 엔씨를 다시 한번 구해준 것 역시 리니지 IP다. 엔씨는 2017년 6월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을 출시한다. 리니지M은 전례 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모바일 시장에서 엔씨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리니지M은 출시 이틀만에 국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하며 현재까지도 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M은 출시 첫날부터 1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출시 열흘만에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니지M은 이후 엔씨의 캐시카우로 자리잡게 된다.

엔씨는 리니지M 흥행에 힘입어 지난 2017년 매출 1조7587억원, 영업이익이 5850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의 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창립 후 처음이다. 엔씨는 지난해에도 리니지M의 장기 흥행을 통해 매출 1조7151억원, 영업이익 6149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마켓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출시 2주년을 맞은 리니지M은 2년 동안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M은 원작 리니지를 그대로 모바일버전으로 옮긴 것으로, 소위 ‘린저씨’로 불리는 리니지 골수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것이 성공의 원동력”이라며 “보통 업계에서도 장르별로 인기 요인을 분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리니지M 같은 경우는 아예 따로 놓고 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독보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엔씨는 최근 리니지의 리마스터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출시된지 20년이 넘은 게임을 리마스터 했다는 것은 엔씨가 리니지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아울러 기존 정액제를 폐지하고 부분유료화로 요금제를 변경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올해 2분기 리니지 매출은 501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142% 성장했다.

엔씨는 올해 하반기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리니지2M’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는 리니지2M이 리니지M의 흥행 돌풍을 재현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엔씨에게 있어 리니지는 ‘양날의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리니지는 지금의 엔씨를 존재하게 만든 게임이지만 동시에 엔씨가 뛰어넘야할 게임이기 때문이다. 높은 리니지 의존도는 향후 김 대표가 극복해야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엔씨의 경우 2012년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을 끝으로 신규 IP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향후 출시될 모바일게임 대부분은 기존 인기 IP를 모바일로 재구성한 것들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사들이 신규 IP 흥행에 실패하는 상황속에서 엔씨 역시 섣부르게 신규 IP를 출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엔씨 역시 언제까지나 리니지에만 의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리니지를 뛰어 넘을 새로운 IP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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