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룸과 탑승 공간에 동급 최고 수준 흡·차음재 적용···정숙성 뛰어나
넓은 내부 공간 체감 확실···적재공간 551ℓ, 동급 최대 수준
가속 시 차량이 다소 늦게 반응하는 점은 아쉬워

8년 만에 돌아온 쌍용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코란도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에 가솔린 엔진이 추가됐다. 기존 디젤 모델에서 호평을 받았던 정숙성은 한층 더 향상됐고 적재공간은 여전히 만족스럽다. 동시에 판매가격을 디젤 모델과 비교해 최대 193만원까지 낮췄다.

쌍용차는 지난 2월 코란도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당시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내수와 수출을 합쳐서 10만대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코란도의 판매 실적은 신차 효과가 일찍 꺾이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본격 출고된 코란도는 한 달 동안 2000여대가 판매됐지만 이후 판매 실적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지난달엔 국내 시장에서 1020대 판매에 그치며, 전월 대비 8.4% 감소한 판매량을 보였다.

경쟁 차종과 달리 디젤 모델로만 출시됐고, 국내 소비자들의 디젤 모델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실적 부진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디젤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6.5% 감소했다. 동급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 등은 디젤·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돼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쌍용차는 확실한 ‘가솔린’ 모델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코란도 터보 가솔린 모델에 탑재된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은 국내 SUV 중 유일하게 저공해 3종 자동차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으로 혼잡통행료와 공영 및 공항 주차장 이용료 50~60% 감면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후면부. /사진=최창원 기자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후면부. /사진=최창원 기자

20일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시승은 서울마리나에서 인천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시티를 왕복하는 약 10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기자는 서울마리나에서 파라다이스 시티로 가는 약 51km 편도 구간을 시승했다.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차량 탑승 전 외관 디자인을 먼저 살폈다. 디젤 모델과 마찬가지로 전면부 보닛은 안정감이 강조됐다. 여기에 쌍용차 최초로 풀 LED 헤드램프를 탑재해 만족스러운 기능과 디자인을 선보였다.

운전석에 앉으니 일단 내부 공간이 넓다는 게 체감됐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1열과 2열 간 거리는 동급 최대 수준이다. 여기에 대시보드에서 도어까지 이어진 라인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냈다.

디젤 모델과 마찬가지로 전동식 요추받침대가 적용돼 착좌감이 안정적이었다. 적재공간의 경우 551ℓ 수준으로, 쌍용차에 따르면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동시에 수납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고 서서히 차량을 움직였다. 주행 질감은 부드러웠고 조향도 안정적이었다. 다만 페달의 반응 속도는 아쉬웠다. 운전 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밟는 순간 치고 나가는 기분을 만끽하진 못했다. 차량이 페달에 늦게 반응한다는 느낌이었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엔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주행 모드는 노멀(일반 환경), 스포츠(향상된 출력), 윈터(겨울철 미끄러운 노면) 세 가지를 지원한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핸들이 무거워졌다. 다만 치고 나가는 속도에서는 노멀 모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주행을 이어가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정숙성이다. 기존 디젤 모델만큼이나 소음을 꽉 잡았다. 쌍용차에 따르면,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경우 엔진룸과 탑승공간에 동급 최고 수준의 흡·차음재가 적용됐다. 여기에 엔진마운트 시스템을 최적화해 엔진 노이즈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했다. 그밖에도 차체 연결 각 부분에 구조용 접착제를 발라 강성을 증대시켰고, 노면과 바람 등 소음 흡수를 위해 차체 하부와 루프 연결 부위에 흡음재를 사용했다.

쌍용차는 정숙성 외에도 안전 부문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디젤 모델과 마찬가지로 차체 74%에 고장력 강판(340Mpa 이상)을, 이중 초고장력 강판(590Mpa 이상)을 46% 사용했고, 10개 핵심 부위에는 1500Mpa급 수준의 초고장력 소재를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주행 시 딥컨트롤 기능 역시 위험 상황에서 즉각적이고 자율적으로 차량을 제어해 탑승자의 안전 확보를 돕는다. 에어백도 동급 최다인 7에어백이 탑재됐다. 쌍용차는 코란도 가솔린 엔트리 트림부터 ▲긴급제동 보조 ▲차선 유지 보조 ▲앞차 출발 알림 ▲부주의 운전경보 ▲안전거리 경보 등 첨단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적재 공간. /사진=최창원 기자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적재 공간. /사진=최창원 기자

다만 일부 첨단기술은 좋은 기능임에도 아쉬움을 자아냈다. 쌍용차는 2WD 자동변속 전 트림에 공회전 제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정차 상황에서 엔진을 일시적으로 정지해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능인데, 이로 인해 에어컨도 순간적으로 작동을 멈췄다. 무더운 여름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연비는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로 향하는 구간에선 10.1km/ℓ, 돌아오는 구간에선 9.9km/ℓ를 기록했다. 코란도의 공식 복합연비는 2WD 자동변속 기준 11.3km/ℓ이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C3 2256만원 ▲C5 2350만원 ▲C5 프라임 2435만원 ▲C5 플러스 2570만원 ▲C7 2755만원으로 디젤 모델에 비해 최대 193만원까지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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