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일본 기업株 75억원 순매수···일본 닛케이225지수 상승에 차익시현 수요↑
리츠·IT·게임 기업 중심 사들여···‘韓 불매운동 상징’ 닌텐도·소니는 순매도

일본 불매운동 펼침막을 바라보고 있는 한 시민. /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로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일본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일본 증시가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일본 기업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19일까지 국내 개인·기관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624만1300달러(약 75억5000만원) 순매수했다. 19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보관잔액은 14억4614만달러(약 1조7500억원)로 지난해 말보다 5.84% 증가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을 394만달러(약47억6000만원) 순매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오르면서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국내 불매운동이 주식 투자엔 영향을 주지 않는 모양새다. 

8월 1일부터 1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일본 10개 기업 순위.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20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42.19포인트(0.21%) 상승한 2만605.35로 출발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지수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8월 들어 미중 무역전쟁과 한국 수출 규제 우려가 증시에 악영향을 주면서 지난 16일까지 5.20%나 급락하며 2만선도 깨질 위험에 있었다. 

특히 최근 들어 일본 닛케이225지수의 변동성은 코스피보다 심하게 나타났다. 코스피가 6일 2000선이 무너지며 장중 1891.81을 기록할 때 같은 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보다 장중 3%나 급락하며 한국 지수보다 더 큰 하락세을 보였다. 하지만 일본 지수가 하락할 때 한국의 투자자들은 차익 시현을 위해 투자에 나서 이달 일본 투자 규모는 순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종목 별로 보면 리츠(REITs), 정보기술(IT), 게임 기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졌다. 이달 들어 도쿄증시의 리츠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NF REIT’의 순매수가 1628만8000달러(약 197억1000만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180만6000달러), 소프트뱅크(80만2000달러), 글로벌 게임업체 넥슨(NEXON·74억달러) 순으로 한국 투자자의 매수세가 강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대표적인 불매운동 대상에 올라있는 ‘닌텐도’와 ‘소니’는 팔아치웠다. 8월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두 주식을 각각 212만달러(약 25억6000만원), 147달러(약 17억8000만원) 순매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지수가 급락한 이후 다시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나타난 것”이라며 “일본 불매운동이 일본 기업 주식 투자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에 따라 투자가 계속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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