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등 국내 H&B 업체, DHC 등 판매 중단 검토···국회도 소모품 일본제품 안쓰기 운동 참여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 예상···“지속성 있다면 내수진작에도 도움 될 것”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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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국내 불매운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산 대체품목으로 변경하는 움직임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하반기 대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산 제품 대체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기를 산업계가 기대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패션, 여행, 뷰티 등 전 산업계에 걸쳐 펼쳐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불매운동은 일시적 이벤트로 소모됐던 과거와 다르다”면서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일본제품 철수는 이미 본격화됐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의 '혐한 발언' 논란으로 국내 최대 헬스앤뷰티 스토어(H&B) 올리브영은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 여부를 고려 중이고 롭스는 매대에서 아예 뺐다.

일본산 의류와 맥주는 타격이 크다. 국민적 반감이 큰 유니클로의 경우 국내 주요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지난달(6월 마지막 주~7월 네 번째 주) 70.1%나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일본브랜드인 무인양품은 58.7%, ABC마트는 19.1% 각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산 맥주도 수입액이 434만2000달러로 전달보다 45.1%나 줄었다.

국산 제품 대체 움직임은 활발하다. 이랜드그룹의 경우 자사 의류 SPA 브랜드 스파오의 '웜히트' 상품군의 올해 발주량을 대폭 늘렸다. 유니클로 하반기 주력 상품인 '히트텍'의 대체품으로 ‘웜히트’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에 들어간 극미량의 일본산 미강 추출물이 논란이 도자 올해 안으로 국산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도 발벗고 나섰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국회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2019년 의원실 소모품신청서’자료에 따르면, 의원실 당 분기별로 구매할 수 있는 소모품은 총 102개로 그 중 일본제품은 24개(23.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4개 일본제품 품목은 △후지제록스 토너 8종 △드럼 2종 △스테이플러 2종, △캐논 프린터 토너 1종 △미쯔비시 유니볼시그노 중성펜 3종 △제트스트림 4색 볼펜 1종 △펜텔 샤프 1종 △지우개 1종 △형광펜 5종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국회사무처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는 향후 소모품 신청 시 대체가능한 물품에 대해서는 국민 정서를 고려하는 등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산 제품 대체 바람이 불면서 내수 진작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하반기 기업환경 전망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하반기 글로벌 기업환경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 측은 특히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 지속, 내수 부진, 수출 경기 둔화 등 대내외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제품 대체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전개된다면 내수진작에도 도움일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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