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황
‘공동사업시행’ 역풍 맞은 강남권 재건축
  • 길해성 기자(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1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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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말, 재건축 초과익환수제 피하기 위해 서둘러 추진
“검증·논의 부족, 조합 내 갈등 키워”···각종 소송전에 사업 발목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한신4지구 등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 방식을 둘러싸고 조합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서둘렀던 공동사업시행 방식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분위기다. 사진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전경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말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던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이 내홍을 겪고 있다.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둘러싼 조합원 간 갈등이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소송전까지 불거졌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무리하게 추진한 조합이 역풍을 맞고 있는 양상이다. 

1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사업비만 10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리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장은 현재 비상이 걸렸다. 지난 16일 일부 조합원이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10월 예정됐던 이주 계획도 미뤄지게 됐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들은 전용 107㎡ 조합원 일부가 재건축 후 분양받을 주택으로 ‘1+1 분양 신청’(중대형 1개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사업 완료 후 중소형 2주택으로 받는 방식)을 할 때 전용 59㎡+135㎡(25+54평)는 신청할 수 없다고 안내받았으나, 일부 조합원에게는 이 신청을 받아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은 즉각 항소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소송 장기화로 인한 사업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무효화될 경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적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재초환은 재건축 사업으로 조합원 1인당 평균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이익의 최고 50%를 국가가 현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경우 조합원 1인당 내야 할 예상 부담금이 4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해 1월 재초환 시행을 앞두고 공개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1인당 평균 부담액은 4억3900만원이었다.

업계에서는 재초환을 피해 서둘러서 진행했던 공동사업시행 방식이 결국 부메랑으로 돼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사업시행 방식은 사업승인·관리처분계획 등을 함께 진행해 정비사업 일정을 앞당길 수 있어, 조합에 재초환을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시 해당 제도를 적용한 사례가 없어 사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조합과 건설사가 사업을 함께 진행해 정비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이 줄어든 다는 점도 조합원들에겐 달갑지 않은 내용이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 방식을 택할 경우 재건축 속도가 2~3개월 빨라질 수 있지만 수익을 건설사와 나눠야 하는 만큼 조합원들은 사업계획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서둘러 진행하다 보니 검증과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부작용이 이제서야 하나둘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역시 공동사업시행방식을 둘러싸고 조합 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재건축 사업지다. 신반포 8~11차와 신반포 17차, 녹원한신·베니하우스 등 총 3684가구를 재건축하는 한신4지구는 당시 일부 조합원들의 반대가 격렬했지만 조합은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강행했다. 조합 내 갈등을 매듭짓지 못한 채 진행한 사업은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한신4지구의 일부 조합원은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신4지구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원들은 GS건설이 제안서에 1500억원에 가까운 공사비를 누락했다며 입찰 당시와 명백히 다른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올 2월 열린 1심에서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원고 측은 곧바로 항소해 이달 29일 열리는 2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조합은 2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조합 내 충분한 논의를 뒤로 한 채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선택한 단지들이 하나둘 뒤탈이 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조합 내부에서 쌓였던 불만들이 하나둘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관리처분계획인가 취소 판결은 업계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다른 단지들도 최악의 경우 인가를 다시 받아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조합 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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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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