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편결제 시장 급성장…네이버, 오는 11월 자회사 설립 통해 집중 투자

자료=셔터스톡
자료=셔터스톡

최근 네이버는 간편결제사업 부문을 분할해 오는 11월 ‘네이버파이낸셜(가칭)’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경쟁사들 사이에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이른바 ‘4강’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 네이버의 공격적인 간편결제 관련 투자가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 이용 금액은 지난 2016년 26조8808억원에서 지난해 80조1453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이용 건수는 2016년 8억5800만건에서 지난해 23억7700만건으로 약 2.8배 증가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간편결제 가입자는 약 1억7000만명에 달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오픈뱅킹 시스템 도입 계획을 알림에 따라 간편결제 시장의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간편결제 시장 급성장…치열한 접전 예고

현재 대표적인 간편결제 플랫폼으로는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NHN의 ‘페이코’ 등이 있다. 여기에 최근 신세계그룹이 ‘SSG페이’를 롯데그룹이 ‘엘페이(L.PAY)’를 선보였다.

간편결제 시장은 이른바 ‘4강’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앞서 소개한 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페이코 등 4개 플랫폼이 국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로 문이 열린 간편결제 시장은 이후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가맹점을 확대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 온라인 기반 위주였다면 이제는 일반 식당 등에서도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선보인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에 마그네틱보안전송기술(MST)을 적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별도로 가맹점을 모집하거나 장비를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 신용카드 결제체계를 활용하는 기술(MST 방식)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했다. 삼성페이의 국내 가입자 수는 지난 4월 기준 1400만명으로 누적 결제금액도 4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갤럭시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드웨어와의 결합을 통해 자연스럽게 삼성 갤럭시폰 이용자들을 삼성페이로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간 거래(P2P)’ 투자 중개 페이지를 여는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돋움했다.

카카오가 선보인 카카오페이도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4년 국내 최초 간편결제 서비스로 시작됐다. 송금, 멤버십, 청구서, 인증 등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으며 지난해부터는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돌파했다. 아울러 올 상반기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거래액은 약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자체 서비스 개발과 더불어 중소 규모 금융사나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금융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바로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해 현재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페이코는 NHN이 게임사업을 대신해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키우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거래액은 8조원을 돌파했으며, 최근 누적 이용자 수 1000만명을 기록했다. 페이코는 후발주자였던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빠른속도로 가맹점을 늘렸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가맹점을 크게 늘렸으며 최근에는 무인 주문 결제 기능인 ‘페이코 오더’를 도입했다.

페이코 오더는 스마트폰에서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주문하기 위해 매장 카운터에서 대기할 필요 없이 테이블에서 비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페이코 앱을 이용해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이렇듯 ICT업체들이 간편결제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이유는 무엇일까. 간편결제사업을 통해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자들을 모으고, 이를 현재 다양한 신사업들과 연결시키고 있는 방식과 비슷하다. 

◇네이버의 본격적인 간편결제 투자…향후 전망은?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페이 CIC(사내독립기업)를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해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신규 법인은 임시주총의 승인 절차를 거쳐 11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새로운 금융사업의 전문성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규 법인은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사는 핵심 역량을 융합해 테크핀(TechFin) 시장에서 본격적인 흐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테크핀은 금융에 기술을 접목하는 핀테크와 달리 기술이 금융을 주도하는 혁신을 말한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2015년 출시된 이후 현재 매달 1000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네이버페이를 찾는다. 아울러 온라인 가맹점 30만개, 오프라인 가맹점 10만개를 보유했다. 네이버페이는 카드 간편결제뿐만 아니라 계좌 간편결제와 개인 간 송금, 포인트 적립과 충전 등 이용자와 판매자들의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담았다. 특히 온라인 쇼핑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네이버쇼핑과 연계해 검색부터 결제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월 1000만명에 달하는 결제자를 바탕으로 네이버페이의 결제처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겠다”며 “260만개 지역 중소 사업자를 네이버에서 찾고 예약한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흐름을 점진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은행업을 하지 않고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네이버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결제, 대출, 보험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공격적인 간편결제 시장 투자를 기점으로 시장 판도가 어느 정도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카카오페이와의 치열한 접전을 예상한다. 카카오페이 역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준비 중인 상황에서, 많은 부문이 네이버페이와 겹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네이버가 금융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한 당시 네이버 주가는 8.5% 급등한 반면, 카카오 주가는 3.68% 하락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사업자로, 네이버 쇼핑과의 연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오프라인으로 확대할 경우, 성장 잠재력은 상당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카카오페이 역시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카카오톡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만큼은 네이버페이에 뒤지지 않는다. 정확한 결과는 오는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이 출범 한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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