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자녀 입양해 양육···"입양 문턱 낮추고 까다롭게 관리해야"

탤런트 송옥숙(왼쪽), 이아현. / 사진=시사저널e
탤런트 송옥숙(왼쪽), 이아현. / 사진=시사저널e

“세상의 모든 아이는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다. 가정이 필요한 아이가 가정을 가지게 되는 입양이 필요한 이유다”

입양에 대한 편견이 아직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입양어린이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공개 입양'이란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보건복지부 입양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탤런트 송옥숙과 이아현이 그 주인공이다. 실제 자녀를 입양, 양육하고 있는 두 사람은 건전한 입양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옥숙과 이아현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오찬간담회를 갖고 입양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공개 입양이란 무엇인가.

이아현(이하 이) : “거창한 게 아니다. ‘너는 가슴으로 낳은 아이야’라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숨기지 않고 얘기하는 게 공개 입양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 이 아이가 태어난 것에 대한 거짓이 없는 것이다. 다만 입양사실을 성인이 돼서 얘기하는 부모도 있는데 그건 아이의 여러면을 보고 부모가 선택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입양 자녀를 키우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이 : “입양아도 일반 가정의 아이와 똑같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모두 다 힘들다. 24시간 키우면 1시간 예쁜데 그것이 힘이 된다. 찰나가 기쁨으로 다가오면 그걸로 사는게 아닐까. 그게 가족이다.”

송옥숙(이하 송) : “나는 입양 케이스가 좀 독특하다. 아이는 필리핀 혼혈이고 어느정도 자란 상태에서 입양을 했다. 제 친딸도 있다. 아이와 나 사이에 철도 같은 선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아이는 입양당한 아이, 나는 입양한 엄마’라는 인식의 평행선이다. 최근 아이가 필리핀 대학에 들어가면서 독립했는데 연락이 없으면 이렇게 연락이 끊어지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친자식이면 연락이 없으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우리 아이는 이대로 남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나한테는 이런 생각이 존재한다.”

-아이를 훈육하는 방법은.

송 : “아이가 어릴 때 어떤 걸 고르라고 하면 늘 두 번째로 골랐다. 이집 딸은 원래 동생이니까 동생이 고르고 난 나머지를 내가 고른다는 식으로 자기 자신을 규정하더라. 내가 ‘네가 언니니 먼저 고르라’고 해도 못 고르더라. 이럴 땐 화를 내고 싶어도 마음껏 화를 못 낸다. 계모 소리 들을까봐 때리지도 않고 키웠는데 지금은 후회가 된다.”

이 : “나는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혼낸다. 하지만 밖에서 혼내다가 사람들이 보면 인터넷에 관련 글이 올라가는 건 아닌지 신경이 쓰일 때가 있다.”

송 : “그런 것에 개의치 말고 꾸짖을 땐 꾸짖어야 한다.”

-입양을 고려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은.

송 : “자기 자식을 입양하는 건 훌륭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입양해서 아이의 양육을 성공하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지만 그게 쉽지 않다. 정말 굳은 철학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얘기한다. 입양은 일반화시킬 수 없다. 각자의 히스토리, 철학,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입양 관련 제도 중 개선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이 : “아이의 부모나 친지의 포기각서가 없으면 입양을 할 수 없도록 몇 년 전 법규정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미혼모가 낳은 아이가 미혼모 자녀로 등록되지 않은 채 버려지면 이 아이는 입양을 할 수 없다. 버려진 아이는 포기각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고아원에 가야한다. 왜 이런 제도를 만들었는지 알아보니 나중에 친모를 찾기 쉽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송 : “입양을 잘 할 수 있게 법안을 풀어주고 대신 입양의 조건을 굉장히 까다롭게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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