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상반기 영업손실 1조원 육박하지만 2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적자 규모 적다는 평가
3분기는 전력성수기로 실적 개선 기대···"환율·한빛 원전 공극 사건·고성 산불 보상금 변수"

한국전력공사 서초지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 서초지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상반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하반기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전력성수기인 3분기 영업실적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환율 상승이 새로운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한국전력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3조710억원, 영업손실 2986억원, 당기순손실 5064억원을 냈다.

한전은 1분기 영업손실 6871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내며 상반기 총 9285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 2012년 상반기 2조3020억원 적자 이후 사상 최대 영업손실이다. 다만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3885억원 개선됐다.

한전은 2분기 실적에 대해 낮은 석탄 이용률과 높은 연료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탈원전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됐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원전이용률이 상승했다는 점을 들어 부인했다.

업계 전문가는 “2분기 영업적자가 이어졌지만 원전 이용률이 올라가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LNG 발전 비중이 감소하면서 연료비가 줄어들어 전년 동기대비 적자폭이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한전 2분기 실적결과에 대해 대체로 예상보다 적자 규모가 적었다고 평가하면서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적으로 3분기는 여름철 냉방기기 사용이 많은 전력 성수기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하락과 세제 개편에 따른 비용절감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1200원대까지 오른 환율은 부담이다. 한빛 원전 공극 사건, 올 하반기 구체화 될 고성 산불 보상금 등도 한전 실적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6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한전 3분기 영업이익 1조8339억원,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9950억원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한전 실적에 대해 “최근 한빛 원전 4호기 공극 이슈로 인해 4분기 원전이용률 4%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중으로 고성 산불 관련 보상금이 구체화됨에 따라 보상 규모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최근 전남 영광에 있는 한빛원전 4호기에서 157cm 크기의 초대형 공극과 함께 102개의 공극이 발견되면서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우려와 재가동 불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8월 신고리 4호기가 준공되고 유연탄 발전소의 계절적 가동률 상승으로 인해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원전 가동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8월 이후 정비가 끝나는 발전소들의 재가동으로 원전가동률은 70%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력시장가격(SMP) 역시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전은 최근 누진제 개편을 단행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전의 최근 경영상황을 보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강 연구원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싼 편이 아닌 상황에서 정부가 요금을 올린다면 가정용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는데 최근 누진제 개편으로 가정용 전기요금이 사실상 인하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요금 인상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 관련 논의가 있을 수는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결국은 SMP와 에너지 가격 하락,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격 하락 등으로 비용이 안정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 급등, 원자력 발전 정비일수 증가로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국제유가가 7월 이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유지되고 있고 석탄가격 역시 톤당 70달러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6개월 시차를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까지 지속적인 발전단가 하락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한전은 3분기 영업실적이 높았다. 여름철 전력판매량 증가 등에 따른 판매수익 증가는 하반기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