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판관비가 매출총이익 넘어서···쌍용차, 판관비와 매출총이익 간 격차 벌어져
신차 출시에 따른 영향···일각선 수요 줄고 경쟁 부문 겹치면서 판촉비용 늘어난 탓

반기 보고서를 발표한 국내 완성차 3곳(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쌍용자동차)의 판매·관리 비용이 전년 대비 일제히 늘었다. 매출총이익과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비용이 판매관리에 사용되고 있어 업체 입장에선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계자들은 전체적인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공급자 간 경쟁이 심화된 탓이라고 설명한다.

16일 완성차 업체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현대차·기아차·쌍용차의 판관비는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8.75%, 2.62%, 6.82% 늘었다.

문제는 마케팅 등 영업비용이 주를 이루는 판매관리비용이 늘었음에도 실적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거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를 제외한 기아차와 쌍용차의 경우 판매관리비용이 매출총이익(매출액-매출원가)을 넘어섰다. 지난해 쌍용차는 판관비와 매출총이익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기아차는 매출총이익이 판관비를 앞섰다.

하지만 올해 2분기 기아차는 1조1340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했고 이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총이익인 1조1349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쌍용차는 판관비와 매출총이익 간 격차가 더욱 커졌다. 지난해 2분기 1275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한 쌍용차는 올해 1362억원의 판관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은 1195억원에서 891억원으로 줄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의 판매관리비용 추이.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의 판매관리비용 추이.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이들은 판관비 증가의 이유를 신차 개발 및 출시에 따른 것으로 설명한다. 다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전체적인 시장에서의 수요가 줄고 있고, 경쟁 차종 역시 비슷해지면서 판관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연구원은 “신차 개발 등을 위한 경상 연구 비용 등도 (판관비 증가에) 영향을 끼쳤겠지만, 판촉 행위에 투입되는 비용이 늘고 있다”면서 판관비 증가의 주된 이유를 “해외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 자동차 수요가 줄고 경쟁 차종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으로 몰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5개 완성차의 판매 실적을 집계해보면, 올 2분기 내수 완성차 판매량은 39만179대로 전년 동기(39만9687대) 대비 2.37% 감소했다.

한편, 각 사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수익성 중심의 개선을 약속했다. 특히 영업손실이 급격히 늘어난 쌍용차는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직접 나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임을 밝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지난달 말 예병태 사장은 긴급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부분적 조직 개편 등 쇄신을 단행하는 경영 정상화 조치를 9월 중 시행한다”면서 임원 급여의 10~20% 삭감을 밝힌 바 있다.

쌍용차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71억원(지난해 7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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