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분기 적자 발표 직후 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 발표
온라인으로 무게중심 옮겨 간 상황에서 이마트의 이례적 자사주 매입···2011년 법인 분리 후 처음
정용진 부회장 의중은 '오프라인+온라인' 쌍끌이 전략으로 보여···"1등 오프라인 프리미엄 포기 쉽지 않을 것"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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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가 최근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이마트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낸 시기라는 점과 최근 유통사들이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나온 터라 이마트의 향후 사업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3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이마트가 2011년 신세계에서 기업분할을 거쳐 별도 상장한 이후 첫 자사주 매입이다. 이마트 측은 “주가가 실제 회사가치보다 과도하게 하락해 주가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했다”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이마트가 ‘주가하락 방어’을 주된 이유로 들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중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은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제거할 이벤트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만큼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사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 자사주 매입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마트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미래 실적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결정이 이마트 측의 기대만큼 시장에 통할지는 의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오히려 불안감을 스스로 드러냈다”, “자사주 매입 결정은 하락이 더 계속된다는 신호”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오프라인’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고 풀이한다. 실제 최근 신세계는 상시적 초저가 정책과 오프라인 1등이라는 강점을 살려 소비자를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미 지난 1일 와인, 식품건조기, 비누, 워셔액 등 30여종의 초저가 상품을 선보였고 연말까지 향후 500개까지 품목을 늘린다는 게 이마트의 계획이다.

업계는 향후 이마트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균형을 유지한 채 사업을 펼치는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마트가 최근 자회사인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 새벽배송 시장 선점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오프라인 1등 프리미엄’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매각 후 재임대(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1조원 규모의 자금 확보를 추진하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을 통해 보유세 부담도 낮추고 자산하락에 대한 리스크도 없애면서 향후 본업인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에 최대한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업 포토폴리오 다각화, 기존점 리뉴얼, 수익성 중심의 전문점 운영 등 미래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주주이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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