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올 2분기 전체 직원 3만명 이하로
LG이노텍, 애플 판매 부진에 직원 수 전년 比 6%↓
일부 사업부 철수 등 구조조정 전망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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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주요 전자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표정이 올해 들어 유난히 어둡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하락세가 여전하고 LG이노텍은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판매 부진 여파로 인력 조정에 나서는 등 고정비 절감에 나선 추세다. 이들 계열사가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매각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 LG디스플레이, 고용 인력 3만명 아래로

LG디스플레이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전체 직원 수는 2만9147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4%(1194명) 감소했다. 1년 전 직원 수(3만3522명)와 비교하면 13%나 감소했다. 1년 만에 4375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 3년간 유지하던 3만 명 수준의 고용 규모도 단숨에 허물어졌다.

이는 앞서 실시한 생산직 대상 희망퇴직 여파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경 입사 5년차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전체 직원 중 약 6%에 달하는 2000명 가량이 희망퇴직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OLED 전환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유휴 인력에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LCD 저가 공세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90% 가량을 LCD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내던 까닭에, 6년여간 지속하던 흑자 기조도 깨졌다. 올 2분기엔 3687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상반기 누적적자만 5000억원대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탈출 전략으로 대형 OLED 사업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달 말 준공식이 열리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발판으로 대형 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본격화한다. 여기에 최근엔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설비에 3조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올 하반기에 LG디스플레이가 다시금 외형 줄이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서 국내 8세대 LCD 생산라인 중 범용라인의 구조조정 여부에 대한 질문에 “팹 가동률 조정 수준을 넘어 라인 운영을 본질적으로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실상 팹 가동을 중단할 경우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인력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4월 일반 조명용 OLED 사업에서 철수하고 전장용 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선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가 등은 LG디스플레이가 수익성 보전을 위해 전환 투자에 속도를 낼 가능성을 제기한다. 올 하반기 역시 업황이 녹록하지 않아서다. 증권업계선 LG디스플레이가 올 3분기 2600억원 규모의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광저우 공장과 파주E6 가동으로 인해 감가상각비가 2분기 대비 3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중국 업체들이 8.5세대, 10.5세대 LCD 라인을 신규 가동하면서 중대형 LCD 공급 증가율이 여전히 7%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LCD TV 업황 개선 가능성에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LGD가 살아남기 위해선 수익성이 악화된 LCD TV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인 OLED TV 사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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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한 배 탄 LG이노텍, 단기 계약직 감소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올 2분기 LG이노텍의 전체 직원 숫자는 증가했다. 올 2분기 LG이노텍 전체 직원은 직전 분기 대비 약 7% 증가한 8958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1년 전 직원(9527명)보다는 6% 줄어든 규모다. 이 회사의 인력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만명을 넘어서면서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형 아이폰 판매가 주춤하면서 4분기부터 인력 규모가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직원은 8978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23%(2720명)나 급감했다. 하지만 이중 대다수인 2587명이 기간제 근로자로, 사실상 고객사 납품량이 급감하면서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계약직 고용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은 수주 산업 특성상 단기 계약직을 채용하면서 인력 규모를 탄력적으로 관리해왔다. 특히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애플 의존도가 높다보니 신형 아이폰이 출시되는 매년 3, 4분기마다 2000~3000명가량의 기간제 근로자를 단기 채용해 카메라 모듈 물량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 판매실적이 주춤하면서 LG이노텍의 분기 실적도 크게 흔들렸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나 급감했다. 애플의 중국 지역 매출도 27% 감소한 130억달러에 그쳤다.

이에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2조431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5%나 감소했다. 특히 광학솔루션 사업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매출이 급감했다. 이 같은 적자 기조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올 1분기 이 회사는 11분기만에 적자 전환해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시장에선 기판소재사업부에서 비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용 고밀도다층기판(HDI)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 2분기 들어 고용 인력을 소폭이나마 늘린 점을 두고 업황 개선의 신호로 분석하는 신호도 제기된다. LG이노텍은 올 2분기 18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직전 분기의 영업손실 폭을 메꿨다. 중국향 물량과 LG전자의 V50 씽큐 호조가 주효했다. 이어 올 3분기부터 애플의 신형 아이폰 카메라 모듈 수주가 시작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시작될 트리플 카메라 대량 양산 수율이 견조할 경우 LG이노텍의 실적에 추가적인 상향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2016년 4분기에도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북미향 듀얼카메라 단독 공급 효과로 11.7%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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