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이어 홍콩 시위·아르헨 금융위기까지
국내 증시서 외국인 매도세 갈수록 커져

코스피가 12.54포인트 오른 1938.37로 장을 마감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원·달러 환율은 9.5원 내린 1212.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사진=연합뉴스

증시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당시 국내 코스피는 급락했고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는 계속해서 증시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또 격해지는 홍콩 시위 사태와 아르헨티나 증시 폭락이 발생하며 국내 증시도 같이 흔들렸다. 증권가는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악재들 영향으로 하반기 국내 증시 향방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외 변수들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한국 증시도 반등을 못 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코스피는 1938.37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일 일본의 한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소재 부품 규제 소식이 전해진 이후 8.99% 떨어졌다. 코스피 하락은 더 컸다. 14일 597.15를 기록한 코스피는 같은 기간 14.20% 떨어졌다. 

특히 한국 증시는 미중 간 무역보복 조치에 이은 환율전쟁으로 요동치는 모양새다. 최근 달러당 위안화는 10년 만에 7위안을 넘어섰다. 달러당 위안화는 14일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0.02% 내린(위안화 가치 상승) 7.0312위안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위안화 약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원화 값이 위안화 가치와 연동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원화 약세 압력이 상승했고 국내 증시 불안정성도 더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미중 관세 및 환율전쟁에 맞물리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31일 달러당 1183.1원에서 이달 14일 1214원까지 치솟았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를 기록한 지난 5일에는 증시가 폭락했는데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56%, 7.46% 하락했다.

7월1일부터 8월14일까지 코스피(파란색)와 코스닥(빨강생) 흐름. 코스피는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약 8%, 코스닥은 14% 떨어졌다. / 그래프=한국거래소
7월1일부터 8월14일까지 코스피(파란색)와 코스닥(빨강생) 흐름. 코스피는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약 8%, 코스닥은 14% 떨어졌다. / 그래프=한국거래소

이 외에도 최근 홍콩에서 일어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도 아시아 국가의 증시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불안 등의 악재도 발생하며 신흥국에 대한 투자 회피 분위기가 커지는 중이다. 불확실성 요인들이 계속 발생하며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에서 내려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또 이런 악재들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13일 기준으로 10거래일 동안 한국 증시에 대한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폭락장 이후 최장 기록이다. 이 기간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서 빼내간 자금은 총 1조7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70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달러당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외국인의 한국 증시에서의 달러 환산 수익 감소,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대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미중의 강 대 강 대치, 위안화 가치 하락, 일본의 수출 규제 지속에 따른 한일 간 경제보복 조치, 홍콩 시위 등으로 증시가 하반기에도 오르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사태 악화 시에는 중국 경제는 물론 아시아 전체 경제의 커다란 하강 압력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아시아 통화의 환율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이란 사태에 이어 홍콩 시위가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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