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실패 뒤 최근 채팅플러스 선보여
차별화 없다는 비판 극복해야

자료=SK텔레콤
자료=SK텔레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최근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 ‘채팅+(채팅플러스)’의 3사 연동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을 따라잡겠다는 포부에서다. 앞서 통신 3사는 카카오톡 출시 이후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내놓으며 카카오톡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실패한 바 있다. 그런 만큼 이번에 출시한 채팅플러스가 카카오톡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신 3사의 연이은 도전…결과는 모두 실패

과거 통신 3사는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통해 꽤 높은 수익을 올려 왔다. 일반 문자의 경우 보통 건당 20원, 멀티미디어 메시지의 경우 건당 30원 정도를 받았다. 지난 2011년 당시 통신 3사의 문자메시지 매출액은 약 1조5000억원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0년 3월 혜성같이 등장한 카카오톡이 사세를 점점 확장하면서 통신 3사의 문자메시지를 통한 매출은 급감하게 된다. 소비자들이 카카오톡에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문자메시지를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메시지 전송을 무료로 제공하며,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게 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통신 3사의 문자 발송 건수는 2010년 1216억건에서 2011년 941억건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이 문자메시지 대신 카카오톡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당시는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이 막 확산되기 시작하던 시기다. 통신 3사는 2012년부터 문자메시지 발송 건수를 더 이상 공개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이 문자메시지 시장을 위협하자, 통신사들도 이에 대항하고자 여러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KT는 지난 2011년 ‘올레톡’을 출시했다. 올레톡은 카카오톡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료 메시지를 주고 받는 방식의 스마트폰 전용 모바일 메신저였다. 올레톡은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연동되고,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등 소셜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기능이 너무 복잡했던 탓일까. 큰 인기를 끌지 못한 채 2013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LG유플러스도 지난 2011년 한국형 트위터를 표방한 ‘와글(Wagle)’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와글은 휴대전화 주소록에 기반해 자동으로 관계를 맺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인맥을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이 역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2013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계속되는 신규 서비스 실패 이후, 통신 3사는 힘을 하나로 모으는 방식을 취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2012년 출시한 ‘조인(Joyn)’이다. 조인은 RCS(Rich Communication Suite) 기반의 통합 모바일 메신저로 카카오톡에 대항하기 위해 통신 3사가 내놓은 회심의 카드였다. 조인은 출시 초기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었지만 카카오톡 등 기존 모바일 메신저들과의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 채, 결국 2016년 서비스를 종료했다.

◇채팅플러스, 카카오톡 아성 넘어설까

통신 3사는 최근 문자메시지는 물론, 그룹 채팅과 대용량 파일 전송이 가능한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인 채팅플러스의 3사 연동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채팅플러스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채택한 차세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휴대전화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문자메시지 앱에서 그룹 대화, 읽음 확인, 대용량 파일 전송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문자메시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통신 3사는 삼성전자와 함께 채팅플러스에 대한 통신사 간 연동과 서비스 가능 단말기 간 연동 테스트를 마치고, 그동안 각 통신사 고객끼리만 이용할 수 있었던 채팅 서비스를 통신사에 관계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채팅플러스로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채팅플러스 서비스에서는 SMS(단문 메시지),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기능이 모두 가능하다. 아울러 한글 최대 2700자, 영문 4000자까지 전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100명 그룹 대화, 최대 100MB 크기의 대용량 파일도 전송할 수 있다.

문병용 SK텔레콤 Messaging서비스그룹장은 “채팅플러스의 통신 3사 연동을 계기로 모든 고객이 통신사 경계를 넘어 더 나은 메시징 서비스를 경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기업이 보내는 메시지도 개선된 방식으로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반적인 기능은 카카오톡과 큰 차이가 없어 향후 흥행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모든 단말기에서 사용 가능한 카카오톡과 달리 채팅플러스는 삼성전자 모델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상태다. 이마저도 오래된 기종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통신 3사는 향후 LG전자 단말기에도 이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출시 초기부터 삼성전자 모델에 한정됐다는 점은 흥행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아이폰의 경우에는 향후 추가 계획도 아직 없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을 채팅플러스로 불러들이기에는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의 종류가 너무 적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미 카카오톡은 카카오페이, 게임하기 등 각종 부가 서비스를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지사항 등 중요 알림의 경우, 문자로 보내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카카오톡을 비롯한 모바일 메신저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지금까지 나온 채팅플러스 기능만 봤을 땐 다른 모바일 메신저들과의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향후 다양한 업데이트를 통해 채팅플러스만의 강점을 어필하지 않는다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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