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당 금 가격 6만원대 진입···국내외 경기 불안정 확대에 안전자산 선호
골드바 가격·은 관련 금융상품 수익률↑

국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전날보다 470원(0.88%) 오른 5만4천원에 마감했다. 사진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 사진=연합뉴스
국내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6만1300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 사진=연합뉴스

금, 은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증시 폭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확대가 원인이다. 하반기에도 국내외 경기 악화가 예상되며 금, 은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KRX금시장의 1g당 금 가격(금 현물 99.99 1㎏ 종가 기준)은 6만13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 이후 13.24% 올랐다. 특히 1g당 금 가격이 6만원대를 기록하며 금 시세는 2014년 KRX금시장이 개설된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값 상승과 함께 금 판매액도 늘고 있다. 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3월 34억5000만원에서 4월 87억7300만원, 5월 171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다달이 두 배 가량으로 증가했다. 6월과 7월 들어서도 각각 89억1200만원, 73억6900만원을 기록하며 판매액은 크게 꺾이지 않았다. 

금값이 오르자 은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분위기다. 한국금거래소의 은 1돈(3.75g) 가격은 8월1일 2560원에서 같은 달 13일 2820원으로 10.15% 올랐다. 은에 투자하는 상품들의 수익률도 좋은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은 선물 ETF’ 수익률은 8.0%로 전체 종목 가운데 월간 수익률 4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16.4%,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은 1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하반기에도 금, 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중 무역전쟁, 한일 간 수출규제 보복 등 대내외 악재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위안화 변동성에 따라 요동치는 분위기다. 달러당 위안화는 10년 만에 7위안을 상회했다. 중국과 미국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며 추가적인 위안화 약세도 예상된다. 원화 가치가 위안화와 연동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달러당 1183.1원에서 이달 13일 1223원까지 치솟았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를 기록한 지난 5일에는 증시는 폭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56%, 7.46% 떨어졌다. 대신 금 가격과 달러, 엔화 등이 강세를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강해졌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의 한국 증시에서의 달러 환산 수익은 줄 수밖에 없고 또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대로 외국인 매도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3일 기준으로 10거래일 동안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폭락장 이후 최장 기록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매도한 자금은 총 1조7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70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국제 정세가 안정화되면 증시가 회복하겠지만 반등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안전자산 투자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